장기금리 잡으러 나선 美재무부…1320조원 비상금 쏜다

by김윤지 기자
2026.08.25 18:17:02

[국채 바이백 재원 활용 언급]
단기국채 발행않고 기존 현금 사용
활용 규모·시점은 확정하지 않아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 재무부가 약 9500억달러(약 1320조원)에 달하는 재무부 일반계정(TGA)을 활용해 최근 급등한 장기 국채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장기 국채 바이백(조기상환) 자금을 단기국채 발행으로 마련하지 않고 기존에 쌓아둔 현금을 먼저 사용하는 방식이다. 장기채를 먼저 사들여 금리를 낮춘 뒤 시장 상황을 보며 단기채를 발행해 TGA를 다시 채우는 전략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4일(현지시간) CNBC는 미 재무부 고위 당국자 2명을 인용해 TGA를 국채 바이백의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사용 여부나 규모, 시점은 확정하지 않았지만 재무부가 TGA를 가용 재원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TGA는 미국 정부가 세수 등을 통해 확보한 현금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예치해 놓은 계좌다. 공무원 급여와 국방비, 국채 원리금 상환 등 정부의 일상적인 지출에 사용한다. 현재 잔액은 약 9500억달러로, 바이든 행정부 시절 5500억~6000억달러(약 761조~830조원)를 크게 웃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를 제외하면 역대 최고 수준에 가까운 규모다.



재무부는 앞서 10~30년 만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회당 최대 20억달러에서 최소 40억달러로 두 배 이상 확대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실제 매입 규모가 40억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 확대된 바이백은 내달 9일 10년물과 20년물을 대상으로 시작한다. 시장에서는 재무부가 단기국채(T-bill)를 추가 발행해 장기채를 사들이는 ‘트레저리 트위스트’를 예상했다. 베선트 장관 역시 단기물 발행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장기채 금리를 누르고자 단기채만 활용한다면 만기가 빨리 돌아오기 때문에 상환위험이 있고, 단기물 공급이 급증하는 위험이 있다. 실제 바이백 확대 발표 직후 하락했던 장기금리가 다시 상승한 것도 이런 부담을 반영했다.

TGA를 활용하면 이 같은 충격을 일단 뒤로 미룰 수 있다. 기존 현금으로 장기채를 매입하면 단기채를 대규모로 추가 발행하지 않고도 장기채 금리를 관리할 수 있다. CNBC 보도 이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704%로 0.03%포인트 넘게 떨어졌고 한때 5.3%를 넘어 약 20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던 30년물도 5.234%로 0.04%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TGA는 해법이 아니라 시간을 벌어주는 완충장치에 가깝다. 바이백에 사용한 현금은 결국 다시 채워야 한다. 재무부가 이후 단기국채를 발행해 TGA를 복원하면 단기물 공급 증가와 금리 상승 압력이 뒤늦게 나타날 수 있다. 베선트 장관이 바이백 확대와 별개로 기존 정례 국채 입찰 일정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TGA를 크게 줄이면 부채한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질 때 정부가 활용할 수 있는 현금 여력이 줄어든다. 다만 새로운 부채한도에 도달할 시점이 내년 겨울 이후로 예상하는 만큼 당장은 TGA를 일부 활용할 여지가 있다고 CNBC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