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에 발목 잡힌 대방이엔씨, 불어난 미수금에 차입 부담 과중

by이건엄 기자
2025.07.15 19:54:48

[마켓인]
대방이엔씨, 4월 이후 12차례걸쳐 관계사로부터 차입
충남 내포신도시 미분양 여파 따른 현금흐름둔화 탓
차입 늘어난 만큼 이자비용도↑…수익성에도 악영향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대방이엔씨가 지방 주요 사업장에서 미분양이 장기화되면서 자금 압박을 정면으로 맞고 있다. 충남 내포신도시 등에서 발생한 분양미수금 회수가 지연되며 현금흐름에 차질이 생겼고 부족한 운영자금을 관계사 차입으로 메우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재무건전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충남내포신도시 디에트르 에듀시티 조감도.(사진=대방건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방이엔씨는 지난 4월부터 12차례에 걸쳐 관계사로부터 차입해 운영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자기자본 대비 55.4%에 달하는 232억원을 관계사인 디비건설로부터 차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대비 차입금 규모가 더욱 증가했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대방이엔씨의 지난해 말 기준 총 차입금은 3831억원으로 전년 말 3682억원 대비 4% 늘었다. 총 자산 대비 차입금비율을 나타내는 차입금의존도는 79.7%로 적정 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이 가운데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차입금이 3005억원으로 전체 차입금의 78.4%를 차지해 차환 압박이 크다는 분석이다. 대방이엔씨의 유동성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방이엔씨의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09억원에 불과하다. 실질적 차입부담을 나타내는 순차입금은 3721억원, 총 자본 대비 순차입금 비율을 나타내는 순차입금비율은 888.1%에 달한다. 이는 순차입금 규모가 자기자본의 8배가 넘는다는 의미로 재무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방이엔씨가 차입 부담이 과중한 상황에서도 계열사로부터 지속적으로 돈을 빌리는 것은 미분양에 따른 분양미수금 증가 영향이 크다. 외상값으로 잡힌 미수금이 늘면서 현금 회수가 늦어졌고 운영자금을 차입금으로 메우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방이엔씨의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07억원으로 순유출을 기록했다.

대방이엔씨의 지난해 말 기준 매출채권은 2520억원으로 전년 말 251억원 대비 904% 급증했다. 이에 따라 평균 매출채권을 기준으로 산출한 매출채권회전율은 34.2회에서 3.8회로 급락했고 매출채권 회전일수도 10.7일에서 97일로 86일 늘어났다. 즉 과거에는 약 열흘 만에 회수되던 분양대금이 현재는 한 달 반 이상 지연되고 있는 셈이다.

시행사인 대방이엔씨의 매출채권에는 분양미수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해당 미수금 모두 경기도 의왕시와 충남 내포신도시 사업장에서 발생한 분양미수금이다. 대방이엔씨는 지난 2022년 10월 분양 이후 ‘내포신도시1차 디에르트 에듀시티’ 물량을 여전히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차입금 증가로 이자로 지출되는 비용도 늘면서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대방이엔씨가 지난해 지출한 이자비용은 211억원으로 전년 160억원 대비 31.9% 늘었다. 즉 대방이엔씨는 지난해 영업이익(603억원)의 3분의 1 이상을 이자비용으로 지출한 셈이다.

한편 대방이엔씨는 대방건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로 대방건설이 시공하는 사업장의 시행을 주로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