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흔한 증상” 머릿속에 수두룩...엑스레이 정체는?
by홍수현 기자
2025.03.11 20:36:33
앞서 60대 女 무릎에서 수백 개 발견된 적도
''금침 요법'' 흔적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한 의사가 공개한 60대 한국인 여성의 엑스레이 사진이 화제다. 흡사 기생충처럼 보여 정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의사가 공개한 60대 여성의 머리 엑스레이 사진이다. (사진=양성관 가정의학과 전문의 SNS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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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의사이자 작가로 활동 중인 가정의학과 전문의 양성관 씨는 지난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국형 진료’라는 제목으로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양 의사는 “엑스레이에서 1cm 크기의 다수의 이물질이 발견됐다”며 “기생충인가? 전기칩인가? 외국이었다면 특이한 환자 사례로 ‘케이스 리포트’에 올랐을 것“이라고 사진을 소개했다.
그는 “그러나 한국 의사들은 보자마자 헛웃음을 짓는다”며 “이물질의 정체는 기생충이나 전기칩이 아니라 ‘금침 요법’의 흔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물질이 무릎이나 허리에서 자주 발견되지만, 이번에는 머리에서 보였다”고 덧붙였다.
금침은 금실매선요법을 말한다. 얇은 순금을 1cm 미만의 길이로 등분한 뒤 통증 부위에 주입하는 치료법으로 침이 몸속에서 해당 부위에 지속적인 자극을 줘 치료 효과를 높인다고 한다. 하지만 이물질이 남아 있는 경우 염증 악화와 2차 감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최근에는 시행하는 곳에 과거에 비해 많이 줄었다.
양 의사가 금침시술을 무수히 받아온 환자에 내린 진단은 ‘긴장성 두통’이었다. 환자는 의사에게 “머리 중앙이 자주 아파 침 치료를 받고, 신경과에서 MRI도 찍었지만 이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양 의사는 “MRI와 MRA 검사 결과, 뇌출혈·뇌암·뇌경색 등의 이상 소견이 없었기에 긴장성 두통으로 확진했다”며 “이미 정밀 검사를 받았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 임상 의료분야 국제 학술지인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소개된 65세 한국 여성 무릎 엑스레이 사진이다. (사진=‘뉴잉글랜드 의학 저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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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임상 의료분야 국제 학술지인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65세 한국 여성 무릎을 촬영한 엑스레이 사진이 공개돼 화제를 모은 적이 있는데 당시에도 무릎 속에 수백 개의 바늘이 흩어져 있어 정체에 관심이 쏠렸고 이는 금침요법의 흔적으로 밝혀졌다.
이 여성은 평소 연골의 점진적인 손상으로 관절을 이루는 뼈와 인대에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퇴행성관절염을 앓아 항염증성 치료제 등의 약물요법을 받아왔다. 그런데 큰 효과가 없자 침술요법 쪽으로 치료방식을 바꿨다. 저널은 그녀가 여러 침술 치료 중 ‘금침 요법’을 받았다고 전한다.
통증 완화를 위해 계속 침을 주입하다 보니 어느새 개수가 수백 개가 넘었고 이것이 고스란히 무릎 속에 남게 된 것이다.
저널에서 미국 보스턴대학 방사선과 알리 게르마지 교수는 몸속에 이물질이 남아있는 경우, 염증 악화와 2차 감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무척 위험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신체는 이물질이 들어오면 이를 제거하려는 방어 작용을 수행하기에 해당 과정에서 염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침들이 몸속을 돌아다니면서 동맥과 같은 중요 부위를 손상시킬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