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한국산 옷=코로나 감염원?…중국, 또 '남 탓' 시작했다

by이선영 기자
2022.03.17 19:20:00

바이두서 ''한국수입의류'' 검색하면 관련 검색어 나와
저장성 일부 지역 한국산 의류 수입 자제 권고까지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오미크론 유행으로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중국의 지방 정부에서 한국산 수입 의류와 물품을 감염원으로 지목하는 주장이 나왔다. 그간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해외 우편물과 화물을 통해 유입됐다는 주장은 꾸준히 나왔지만, 한국산 수입 물품을 감염원으로 지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7일 중국 언론 중궈신원왕에 따르면 저장성 원저우시 창난현 방역 당국은 8일 ‘수입 물품에 대한 소독 작업에 관한 통보문’을 발표했다.

통보문에는 “저장성 창난 링시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한국 수입 의류와 접촉한 사례가 나왔다”면서 “수입 물품에 대한 코로나 방역 강화를 위해 개인, 기업, 상점의 구입 물건에 대해 소독을 실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실제로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 ‘한국수입의류’를 검색하면 ‘역정(疫情. 전염병 상황)’ ‘한국산 수입의류에 코로나가 있는가’ 등의 연관검색어가 뜬다.

6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으로 지정된 서울 시내의 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이 진단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저장성 샤오싱시 당국은 지난 7일에도 공식 위쳇을 통해 “최근 항저우시 코로나19 확진자 한 명이 외국 수입 의류를 통해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시민들은 비필수적 수입품을 구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해당 내용에서 샤오싱시는 ‘코로나19 상황이 특히 심각한 한국에서 수입하는 의류나 물품’을 예로 들었다.



당국은 “최근 수입 물품을 구매한 적 있거나 특히 한국에서 수입한 의류를 구입한 사람은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코로나19 핵산 검사를 한차례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저장성 항저우시 코로나방역지휘부도 비슷한 내용의 통보문을 내놓았다. 항저우시 방역 지휘부는 ‘항저우 3·5 코로나 발병, 한국 수입산 의류 관계자에 대한 서한’이라는 제목의 통보문에서 “관련자, 의류, 현장을 격리하고 PCR 검사와 소독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55건의 한국 수입 의류 중 51건을 폐기하고 이미 팔린 4건에 대해 검사를 하고 있다. 2022년 3월5일~11일 안칭광차이시장의 바바라 의류에서 한국산 외투를 구입한 사람은 즉시 신고하라”고 공지했다.

현재까지 코로나19 기원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중국은 코로나19가 해외 우편물이나 화물을 통해 유입됐다고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지난 15일 중국 매체 차이나데일리는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우한으로 수입된 미국 바닷가재 때문”이라는 황당한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이를 접한 국내 누리꾼들은 “얼마 전엔 미국 바닷가재 때문이라더니… 남 탓만 하는 이유가 뭐죠?!” “인터넷에서 중국 기사 읽다가 확진되겠네요”라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중국은 2020년 ‘우한 사태’ 이후 코로나19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중국에서 확진자와 무증상 감염자를 합쳐 5154명의 코로나 환자가 발생했다. 이 같은 규모는 2020년 2월12일 1만5152명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숫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