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또 설전으로만 끝난 의총…"비대위 화두만·진전 없다"

by유태환 기자
2018.07.12 21:23:27

12일 약 3시간 비공개 의총 통해 상호 비방전
김성태 "의총 얘기 말아라"vs심재철 "재신임"
김성태 "다음주 정상적으로 비대위 띄우겠다"
안상수, 의견 못 좁힐 경우 전국위 표결도 시사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부의장 후보 경선 중 심재철 의원(오른쪽)이 의사진행발언을 요구하자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이 후에 하라며 저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자유한국당이 12일 혁신 비대위원회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결국 또 설전만 벌인 채 발걸음을 돌렸다. 비대위 준비위가 이날 비대위원장 후보로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와 김성원 한국당 의원·박찬종 아시아경제연구원 이사장·이용구 당무감사위원장·전희경 한국당 의원(가나다 순)을 선정했지만, 해당 의총에서는 이들에 대한 제대로 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태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약 3시간에 걸친 비공개 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은 앞으로 혁신 비대위를 이용해서 당 쇄신과 변화를 중단 없이 이끌어가도록 하자는 그런 의원들의 대다수의 입장으로 정리됐다”며 “그래서 준비위를 통해서 다음주 전국위에서 정상적으로 비대위를 띄워내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대행은 의총 내용에 대한 질문에는 “의총 얘기하지 말아라”며 “누가 의총 얘기를 하느냐”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김 대행은 의총에서 그의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한 심재철 의원과 정면 충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 의원은 의총 중간 기자들과 만나 “한 5가지 김 대행이 책임질 이유가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지방선거 패배 책임 △비대위원장 선출과 전국위 개최 등에 대한 당헌 위반 △불통 독재 △당 희화화 △원내대표 선거에서 중간평가를 받겠다고 한 말에 대한 책임 등을 내세워 재신임 투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결론을 내려서 매듭지을 것은 매듭지어야 한다”며 “가부간 결정해야 한다. 사퇴 의견이 많으면 사퇴해야 하고 유임 의견이 많으면 더 이상 얘기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김태흠 의원도 의총 중 기자들에게 “김 대행에 그만둬라. 그만두지 마라. 그러고 있다”며 “나는 중간 입장을 냈다. 원내대표직만 유지하고 다 손 떼라고 했다”고 전했다.



당초 이날 의총을 통한 의견 수렴 뒤 비대위원장 후보 한 명을 확정해 주말에 발표하려던 계획도 어렵게 됐다. 안상수 준비위원장은 “그렇게 꼭 서두를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비대위원장 추인을 위한) 전국위가 17일 오전 11시니까 그전에만 결정하면 된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비대위 권한이나 성격, 기간 등에 대한 논의와 관련해서도 “화두만 던져지고 진전은 없었다”며 “의총은 당무 기관이 아니고 이건 원내 대책회의를 주로 하는 것. 여기서 결정이 안 됐다고 해서 전국위에 통과가 안 된다는 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안 위원장은 결국 비대위원장 후보군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복수의 후보를 놓고 전국위에서 투표를 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물론 결정되진 않았으나 표결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면서 “왜냐면 그동안 통과의례로만 전국위를 했는데 ‘아예 전국위에서 투표하자’ 그런 것을 실무 검토도 하고 의견도 들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오는 16일 다시 한 번 의총을 열고 비대위원장 후보를 포함해 비대위 권한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지만, 친박(박근혜)계와 바른정당 출신 복당파 간 내홍 등으로 인해 결론을 내릴 수 있을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한편 의총 비공개 전환 전 진행된 20대 국회 후반기 한국당 국회부의장 후보 경선에서는 5선의 이주영 의원이 4선의 정진석 의원을 꺾고 당선됐다. 이 의원은 다음날 열리는 본회의에서 절차적 정당성을 위해 사실상 ‘신임투표’ 형식으로 진행되는 선거를 거치면 국회부의장으로 공식 선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