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 Drive]韓 기업이 중동 최대 오아시스 도시 찾은 까닭
by박소영 기자
2025.02.26 19:10:23
사우디 알하사 포럼 참석한 국내 기업들
중동 최대 오아시스 지역 ''알하사''서 기회 찾아
JV 설립·교류 협력부터 투자 유치 논의까지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중동 최대 오아시스이자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중동의 한 지역 도시로 국내 중견·중소 기업들이 속속 모이고 있다. 바로 사우디아라비아 동남쪽에 위치한 ‘알하사’다. 최근 이곳에서 열린 한 포럼에 국내 기업들이 다수 참가해 현지 관계자들과 긴밀한 협력을 약속했다. 한국 기업들은 현지 상공회의소를 통해 투자 유치는 물론 공동 연구개발(R&D)까지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과 사우디 간 투자·협력 행보가 어느정도로 강화될지 업계 시선이 쏠리고 있다.
 | 알하사 포럼에 참석한 알하사 도지사 겸 알하사 투자청 CEO를 맡고 있는 사우드 빈 탈랄 빈 바데르 알사우드 왕자(가운데). (사진=알하사 상공회의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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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국내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20일에 사우디 알하사에서 개최된 ‘알하사 포럼’에 트위니, 케이피씨, 우진기전, 카본스튜디오, 디케이에코팜, 젠스 등 국내 중견·중소 기업 12곳이 참가했다. 이들은 모두 현지 진출을 위해 행사 기간 내내 사우디 관계자들과 교류했다.
알하사 포럼은 사우디에서 5위 인구를 자랑하는 알하사 지방의 대표 행사로 올해 7회째를 맞이했다. 전국에서 정부관료, 투자자와 기업인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모이는 행사로 사우디에서 가장 유명한 지방 행사다.
이번 행사에는 알하사 주지사인 사우드 빈 탈란 빈 바데르 왕자가 위원장으로 참석할 만큼 현지 관계자들의 관심도 가득했다. 이를 증명하듯 행사 동안 총 133억달러(약 17조원)규모의 투자가 이뤄졌고, 총 29건의 협력 계약이 체결됐다. 알하사 산업 인큐베이터도 출범됐다.
다수 국내 기업도 성과를 올렸다. 구체적으로 물류 자율주행 로봇 선두기업인 트위니는 파크르 인베스트먼트홀딩과, 산업용 조명 전문 기업 케이피씨는 부샤이어 무역과 각각 상호 협력과 합작회사(JV) 설립 검토를 위한 양해각서 (MOU)를 체결했다.
이외에도 알하사 상공회의소가 국내 기업을 특별 초청해 공간과 미팅 주선을 지원해 포럼 동안 총 68건의 비즈니스 미팅이 이뤄졌다. 알하사 상공회의소는 지속적으로 국내 기업과 현지 기업의 소통을 지원하고, 투자유치 및 공동 R&D 파트너를 주선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알하사 상공회의소는 사우디 투자부와 아람코 투자 관련 부서 임원들이 이번 행사를 통해 한-사우디 경제 협력이 한층 더 고조됐다고 판단해 사우디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한국의 우수한 기업들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천영석 트위니 대표는 “사우디는 우리 기업이 할 일이 많은 기회의 땅”이라며 “(이전까지)사우디를 단순한 자본 유치 대상으로 생각했는데, 이번 포럼 참석으로 사업 측면에서 대단한 잠재력이 있고 국가 차원의 전폭적 지원 속에서 민간경제를 육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매우 강한 시장이라고 확신하게 됐다”고 했다.
살레 알 하마디 알하사 상공회의소 한국 대표는 “이번 행사에 총 9500명이 참가, 65개 세션과 워크숍이 진행됐는데 한국 기업의 참가로 지방 상공회의 개최 사상 최고의 성과를 이룩했다”며 “이번 행사의 성공으로 현지에서 사우디 왕국이 목표로 하는 비전 2030을 달성하는데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알하사 지방은 사우디 농업, 상업, 문화의 중심지이며 원유 생산의 60%를 차지하는 기회의 땅”이라며 “우수한 사우디 기업들이 활동하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의 진출로 왕성한 번영을 도모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 알하사 포럼 세션인 ‘한·사우디 투자협력 기회와 도전’ 토론에 참석한 패널들. (사진=알하사 상공회의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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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행사에는 김우경 영남대 교수, 허윤석 인하대 교수 등 국내 학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기술교류 관련 패널 토론을 했다. 유일한 금융기업 대표로 참석한 김영일 이화자산운용 이사는 패널 토론에서 한국 기업들이 사우디에 진출할때 필요한 사우디 측의 지원방안을 조명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한국 기업의 절반을 조율한 그는 “중동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왜곡된 인식을 서둘러 바로잡고 기회의 땅에서 공동 번영 기회를 찾는데 기여하겠다”며 “국내 기업이 미주·유럽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과 최근 무역분쟁으로 고전하고 있는데, 사우디의 오아시스를 살펴보기를 권한다”고 중동 진출을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