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정계·문화계 인사 집결… ‘라면왕’ 마지막 길 추모(종합)

by김무연 기자
2021.03.29 18:30:35

손경식 경총 회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조문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 “기업인이 국가 도운 사례”
야구인 박찬호, 국수 조훈현, 배우 강부자 등도 고인과 인연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고(故) 신춘호 회장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재계 뿐 아니라 바둑, 야구, 연예계, 정계 등 각계 각층의 인사들이 모여들었다. 신 회장과 농심이 국내 경제 뿐아니라 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방증이란 평가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신춘호 농심 회장의 빈소에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29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조문을 한 뒤 취재진을 만나 “식품업계 거인이자 경제계 거인, 그리고 역사적 증인이었다”고 신 회장을 기억했다. 그는 “생존했을 때 너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우리 경제와 기업 발전에 많은 것을 쏟으셨기에 이제 영면하길 바란다”고 빌었다.

삼성가를 대표해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남편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이 이사장은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녀이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은 “대한상의 의장을 하던 시절 고인과 인연이 있어서 조문왔다”고 고인과의 인연을 설명했다.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왼쪽)과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실장(사장)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신춘호 농심 회장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이외에도 오전부터 다양한 재계 인사가 빈소를 방문해 고인을 추모했다. 이날 9시 55분 방성오 코리아나호텔 대표가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았다. 이후 김남호 DB그룹 회장을 비롯해 송용덕 롯데지주 부회장, 이동우 롯데지주 사장,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 BU장(사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등도 조문을 했다.

오후에는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구자열 LS 그룹 회장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임정배 대상 사장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 △강희석 이마트 대표 △홍정국 BGF 대표 △허인 KB국민은행장 등이 빈소를 방문했다.

정계에서는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조문을 하고 과거 경기도지사 시절 신 회장과 얽힌 추억을 공개했다. 손 전 대표는 스미토모화학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농심의 힘을 빌린 일화를 소개하며 “국가가 기업을 도와야하는데, 기업이 국가를 도운 사례라 항상 맘에 담아두고 있었다”라고 회고했다.



야구선수 박찬호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신춘호 농심 회장의 빈소에 조문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재계 뿐만 아니라 야구·바둑·연예계 등에서도 신 회장의 마지막을 배웅하려는 인사들이 빈소를 찾았다. 박찬호는 “고인의 장남인 신동원 부회장과 1996년 지인의 소개로 처음 뵀다”라면서 “샌디에고 파드레스 고문으로 있을 때, 신라면 컵 조형물을 구장에 설치할 수 있도록 도왔던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한국의 대표 식품인 신라면을 매이저리그 대표 구장인 파드레스 구장에 설치 할 수 있게 되어 자랑스러웠다”라면서 “한국경제에 큰 발자취를 남기신 신춘호 회장님이 떠나가셔서 아쉬운 마음이 크다”라고 했다.

오후 5시 15분쯤 배우 강부자도 조문을 위해 빈소를 방문했다. 강부자는 1981년부터 1994년까지 13년 동안 신라면을 비롯해 안성탕면, 짜파게티, 사리곰탕면, 육개장 큰사발 등 농심 라면 모델로 활동했다. 이에 따라 ‘안성탕면’에서 따온 ‘안성댁’이란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배우 강부자가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신춘호 농심 회장의 빈소에 조문을 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사진=김무연 기자)
강부자는 “13년 간을 농심에서 모델을 했는데 회장님이 특별히 저를 이뻐하신 걸로 안다”라면서 “회사 관계자가 말하시길 요즘 선전이 나오면 옛날 필름을 보시면서 저를 생각하신다고 전했다”라고 했다. 이어 “(신춘호 회장은)원래 뜻도, 사업마인드도 훌륭하셔서 존경해 오던 분”이라고 고인을 평가했다.

앞서 지난 28일 국수 조훈현 9단이 신춘호 농심 회장의 빈소를 찾았다. 조 9단은 농심이 열었던 바둑대회 농심배, 백산수배, 한·중·일 시니어 바둑 최강전 등에 참여하며 신 회장과 인연을 맺었다. 신 회장은 바둑 애호가로 “중국의 바둑 열기를 신라면 인지도로 연결하는 방법을 고민하라”며 바둑 대회 창설을 주도했다.

가수 윤형주도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빈소를 찾았다. 윤형주는 과거 “손이가요~ 손이 가”란 가사로 유명한 새우깡 CM송을 만든 바 있다. 윤형주의 CM송이 전파를 탄 후 새우깡 매출은 광고 전 500억원에서 850억원으로 뛰었단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