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 조양호 사임과 면허취소 논란에 최대실적 빛바래(종합)
by노재웅 기자
2018.05.10 17:35:38
1분기 영업익 531억…역대 최대
조양호, 진에어 대표이사직 사임
항공면허 취소 검토에 부담 느꼈나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진에어가 시장의 예상을 훨씬 웃도는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하고도 웃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면허취소 검토로 인해 회사의 존폐기로에 선 가운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마저 이러한 논란에 부담을 느꼈는지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10일 진에어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1분기 매출 2798억2000만원, 영업이익 531억3500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각각 20.3%, 55.8% 증가한 것으로, 매출과 영업익 모두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률은 19.0%를 나타냈다.
진에어는 이러한 실적에 대해 “동계 인기노선(괌, 다낭 등)에 대형기(B777)을 투입해 공급 증대를 통한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소형기(B737)으로 운항 불가한 비경합 수익노선(조호르바루)을 개발하는 등 효율적인 기재 운영을 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진에어는 또 중국 수요 감소에 대비한 일본과 동남아 노선을 개발한 것도 실적 상승의 요인으로 꼽았다. 진에어는 일본 수요 증가에 대응한 단거리 일본 노선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영남지역 신규노선 취항(부산~삿포로, 방콕(12/26)) 및 인기노선(부산~다낭) 증편으로 수요 확대를 꾀했다.
이와 함께 진에어는 2시간 이상 운항 노선에 무료 기내식 서비스와 특가 항공권에도 무료 위탁 수하물을 제공하는 등 차별화한 고객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같은 날 진에어는 조양호 회장의 대표이사직 사임 사실을 함께 공시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은 빛이 바래게 됐다.
진에어는 조양호·최정호 대표이사 체제에서 최정호·권혁민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조양호 대표이사의 사임으로 이사회에서 권혁민 대표이사를 신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진에어 사내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한다.
진에어는 “이번 대표이사 변경은 전문 경영인에 의한 책임 경영체제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선 최근 불거진 논란 진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진에어 불법 등기임원 재직 여부를 놓고 면허 취소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내 항공법상 항공사 등기이사를 맡을 수 없는 조 전 전무가 지난 2010년부터 6년간 진에어의 등기이사로 재직한 것이 결격사유이기 때문이다.
실적 고공 행진에도 불구하고 진에어는 회사의 존폐기로에 선 만큼, 국토부의 결정에 이목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진에어 관계자는 “국토부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을 뿐 내부적으로 밝힐 공식입장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