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파면” 입술 떤 문형배…퇴장하며 김형두 등 쓸어내렸다

by이로원 기자
2025.04.04 23:17:16

[尹 대통령 파면]
헌재 재판관 전원일치로 尹파면 결정
퇴정하며 김형두 재판관 등 두드려준 문형배 대행
그간 헌법재판관들, 극도의 스트레스 시달려와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4일 오전 11시 22분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최종선고에서 파면 선고를 받은 가운데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퇴장하면서 옆에 있던 김형두 재판관의 등을 쓸어내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왼쪽)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인용 결정을 선고한 뒤 김형두 재판관과 대심판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오전 11시 문 권한대행이 결정문을 읊기 시작했다. 나머지 재판관 7명 중 대부분은 무표정으로 일관했고, 조한창·김형두 재판관만 간혹 방청석을 살폈다. 이날 헌재에는 일반 시민을 위한 방청석 20석이 마련됐다. 전날 오후 5시까지 총 9만6370명이 방청을 신청해 경쟁률은 역대 최고인 4818.5대 1에 달했다.

오전 11시 22분. 조목조목 결정문을 읽어나가던 문 권한대행은 주문을 선고하기 전 긴장한 듯 입술을 떨었다. 곧이어 문 대행이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고 말하자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 방청객석에선 짧게 박수 소리가 났다. 한날한시 같은 공간에 있던 윤 전 대통령 측은 침울했고 국회 측은 반색했다.

22분 동안의 낭독이 끝나고 재판관들이 퇴장했는데, 문 권한대행은 옆에 있던 김 재판관의 등을 툭툭 치고 어깨를 두드렸다. 등을 쓸어 내리기도 했다. 고생했다는 의미인지, 자신의 퇴직 후 헌재 소장을 맡게 될 책임자에 대한 격려인지는 알 수 없다.



이날 헌재는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결정문에는 국회와 대통령이 서로를 존중하지 않은 데 대한 질책도 담겼다. 문 대행은 “국회는 소수 의견을 존중하고 정부와의 관계에서 관용, 그리고 자제를 전제로 대화와 타협을 통하여 결론을 도출하도록 노력하였어야 한다”고 말할 때 국회 측을, “피청구인 역시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협치의 대상으로 존중하였어야 한다”고 말할 때 피청구인 측을 똑바로 바라봤다.

그간 헌법재판관들은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려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강한 여론 갈등에 박근혜 전 대통령 때보다 신변의 위협이 높아 보안에 신경을 썼다고 한다.

국회의 탄핵소추 이후 122일간 진행된 윤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은 탄핵 소추 의결부터 인용 결정까지 최대 기간이 걸리며 기록을 새로 썼다. 박 전 대통령은 91일이 걸렸다. 결정적으로 윤 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 직접 출석해 증인 신문을 하거나 최후 변론을 하기도 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이날은 헌재에 출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