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페이 "스테이블코인 발행 대신 인프라 주력…내년 VASP 추진"(종합)

by서민지 기자
2026.09.29 16:19:11

문페이 한국 법인 출범·내년 VASP 신고 추진
직접 원화코인 발행 대신 금융사 인프라 지원
화이트라벨 기반 발행·유통·국경간 결제 공략
은행 협력 확대·유동성 공급 새 수익모델 제시

[이데일리 서민지 이정훈 최훈길 정윤영 기자] 글로벌 디지털자산 결제 인프라 기업 문페이(MoonPay)가 한국 법인 ‘문페이 코리아(MoonPay Korea)’를 공식 출범하며 내년 국내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를 예고했다. 직접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기보다 국내 금융회사와 기업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을 지원하는 인프라 사업자로 자리 잡겠다는 전략이다.

(왼쪽부터) 최한결 문페이 코리아 전략총괄이사, 캐롤라인 팜 문페이 인스티튜셔널 대표(CEO) 겸 최고법률책임자(CLO)·최고관리책임자(CAO), 이부건 문페이 창업자 겸 아시아태평양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서민지 기자)
이부건 문페이 창업자 겸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2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VASP 신고 진행 상황에 대해 “현재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컨설팅 계약을 포함해 관련 절차를 준비하고 있고 한국 규제에 맞는 시스템 아키텍처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에 VASP 라이선스를 신청해 빠르게 인증을 받고 금융회사들과 파트너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페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축적한 결제·스테이블코인 인프라와 국내 금융 서비스를 연결해 해외송금, 결제·정산, 디지털자산의 글로벌 유통 등 실제 이용 가능한 서비스를 한국에서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문페이 코리아를 중심으로 국내 파트너와 서비스 현지화, 금융 시스템 연동, 고객 이용 경험을 검증하고 이를 향후 아시아 각국의 시장 환경에 맞춰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은 은행과 카드사, 생활 플랫폼, 블록체인 생태계가 함께 발달해 있어 글로벌 디지털 금융 인프라를 실제 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는 시장이라는 것이 문페이의 판단이다. 특히 유학생 해외송금, 외국인의 국내 결제, 기업의 해외 대금 지급, 국내 디지털자산의 글로벌 유통 등 국경을 넘는 자금 이동과 관련한 구체적인 수요에 주목하고 있다.

문페이는 이를 뒷받침할 글로벌 사업 기반도 확보하고 있다. 현재 누적 처리금액은 450억달러, 인증 이용자는 3200만명을 각각 넘어섰고, 최근 12개월 기준 온보딩·거래 파트너는 1500개 이상이다. 온·오프램프부터 스테이블코인 전환, 글로벌 지급, 발행·상환, 가맹점 결제·정산까지 온체인 가치 이동 전반을 지원하는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문페이는 서클(Circle) 등 기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와는 사업모델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클이 자체 스테이블코인 USDC를 발행하는 것과 달리 문페이는 금융회사와 기업이 자체 브랜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화이트라벨’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캐롤라인 팜 문페이 인스티튜셔널 대표(CEO) 겸 최고법률책임자(CLO)·최고관리책임자(CAO)는 “서클과 경쟁해 시장의 일부를 가져오려는 것이 아니라 스테이블코인으로 디지털화되는 자금 자체를 늘리는 것이 목표”라며 “은행들도 국경 간 결제를 위해 자체 브랜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려 할 것이고 문페이는 규제 인프라와 블록체인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문페이 자체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검토하고 있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직접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기보다는 인프라 제공자 역할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한국에서 직접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생각은 아직 없다”며 “규제가 풀릴 경우 문페이가 보유한 라이선스나 역외 발행 등을 활용할 수 있는지를 문의하는 기업들이 많아 이런 부분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페이는 한국 시장에서 기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와 직접적인 경쟁보다는 금융회사와의 협력에 무게를 두겠다는 방침이다. 팜 대표는 “대부분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자신의 브랜드에 집중하지만 문페이는 은행을 경쟁자가 아닌 파트너로 본다”며 “은행과 전통 금융회사가 온체인 생태계에 진입할 수 있도록 화이트라벨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참여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에 들어갈 생각은 있다”면서도 “외국 기업이 한국 원화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있는지 아직 법안에서 정해지지 않은 만큼 현재로서는 인프라 제공자가 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내에서는 글로벌 인프라를 실제 금융 서비스로 연결하는 ‘라스트 마일(Last Mile)’ 구축에 집중한다. 핑거, 우리은행, KB금융그룹, 카카오뱅크 등과 글로벌 금융 인프라의 국내 시스템 연동부터 원화 스테이블코인 유통, 국경 간 송금·결제, 디지털자산 금융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시장의 주요 수익모델로는 유동성 공급(LP)과 크로스체인 환전 등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은행들을 만나보면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이 LP였다”며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크로스체인 환전과 유동성 풀을 제공하고 USDC와 USDT 등에서 다른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하는 것을 큰 수익모델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팜 대표는 “문페이는 미국에서 시작해 영국으로 확장하고 유럽연합으로 진출한 데 이어 이제 아시아가 그 어느 때보다 문페이의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중요한 시장이 되고 있다”며 “한국 시장 진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2년 동안 블록체인 인프라의 도입이 되돌릴 수 없을 만큼 큰 흐름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좋은 잠재력을 갖고 있는 한국에도 이같은 변화가 예측된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