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승현 기자
2020.05.20 18:49:02
타 상호금융기관 형평성 논란·부실화 우려 등 제기
금융위 "시행령 개정으로 대출지역 넓힐 예정"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신용협동조합의 숙원인 여·수신 영업권역 확대가 결국 국회 문턱을 넘는 데 실패했다. 신협은 대신 여신 영업구역을 확대하는 절반의 성공을 거두게 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0일 전체회의를 열어 신협법 일부개정안을 안건으로 상정했지만, 보류키로 결정했다.
신협법 개정안은 지난 3월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했지만, 이날 법사위 보류로 20대 국회에서 자동 폐기될 예정이다. 이날은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 날이기 때문이다.
개정안은 신협의 영업권역을 현행 226개 시·군·구에서 신협 지역본부가 있는 전국 10개 시·도 권역으로 확대하는 게 골자였다. 10개 권역은 △서울 △인천·경기 △부산·울산 △경남 △대구·경북 △대전·충남 △광주·전남 △충북 △전북 △강원 △제주다. 예를 들어 중랑신협은 현재는 중랑구에서만 영업할 수 있는데 개정안이 통과되면 서울 전역으로 영업권이 확대된다.
신협은 60년 전 기준으로 영업범위가 제한돼 조합 성장에 한계가 있었다며 경영개선과 고객 접근성 강화를 위해 개정안이 통과되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농협과 수협, 산림조합, 새마을금고 등 다른 상호금융기관과 형평성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반대한 탓에 개정안 통과는 불발됐다. 농협과 수협, 산립조합 등은 법에 따라 시·군·구를 영업구역으로 하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에서도 신협이 각종 세제혜택을 받으면서 영업권역까지 확대하면 소규모 저축은행들이 타격을 입게 된다며 반대의사를 나타냈다.
이와 함께 신협 조합간 영업경쟁의 격화로 대형조합 독과점화나 영세조합 부실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금융당국은 대안을 마련해주기로 했다. 신협법 하위 시행령을 개정해 신협의 대출지역 범위를 확대해주는 방안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수신은 그대로 유지하되 여신은 넓힐 수 있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면서 “법안 통과 시 6개월이 걸리는 만큼 그 이내에는 시행령 시행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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