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금융맨, 총선 출사표 러시

by문승관 기자
2016.02.16 18:23:52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20대 총선을 두 달여 앞두고 전·현직 금융권 인사들이 속속 출사표를 던지며 여의도 입성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각 당이 경제와 민생 살리기에 역점을 두면서 공천심사 시 경제 금융권 인사에 대해 가산점까지 주면서 정계 입문을 노리는 금융권 인사들의 몸값도 치솟고 있다.

16일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금융사와 금융공기업, 감독 당국, 유관기관 출신 예비후보자는 24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명부상 주요 경력만으로 집계한 것으로 실제 금융권에 몸담았던 예비후보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선관위에 따르면 은행과 상호금융사 출신이 각 6명으로 가장 많았고 금융당국(5명), 금융공기업·증권·자산운용사(각 2명), 보험·카드·유관기관·기타(각 1명)가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부산·경기(각 4명), 대구·인천·충북·전북(각 2명), 광주·울산·충남·경남(각 1명) 순이었다.

금융권 예비후보자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금감원장을 역임한 권혁세(새누리당·성남 분당갑) 새누리당 핀테크특별위원회 부위원장과 금융위 부위원장을 거친 추경호(새누리당·대구 달성) 전 국무조정실장(장관급) 이다.

권 전 원장은 행시 23회로 재경부 금융정책과장, 금융위원회 사무처장과 부위원장을 거쳐 이명박정부 시절 금감원장을 역임한 경제 금융통이다. 지난달 15일 공식 출마를 선언한 후 페이스북 등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추 전실장은 행시 25회로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과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거치며 금융 관료로서 역량을 키워왔다. 지난달 12일 박근혜 대통령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은행 출신으로는 하춘수 전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두드러진다. 1971년 대구은행에 입행해 2009년 은행장 자리에 오른 하 후보자는 텃밭인 대구 북구갑에 새누리당 소속으로 등록했다.



다른 은행 출신 예비후보자로는 유희태(더불어민주당·전북 김제시 완주군) 전 기업은행 부행장, 김명수(무소속·인천 남동갑) 전 산업은행 노조위원장이 있다. 유홍(정의당·부산 사하을), 김중구(더불어민주당·광주 광산을) 후보도 각각 부산은행, 국민은행에 근무했다.

17~18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이종구(새누리당·서울 강남갑) 전 금융감독위원회 상임위원, 박수원(새누리당·경기 여주시 양평군 가평군) 전 금융감독원 감사도 국회 입성에 도전한다. 상호금융권에서는 소위 지역 유력 인사로 불리는 신협과 수협, 새마을금고의 전·현직 이사장, 조합장들이 출마 의지를 밝혔다.

그 중 경남 창원시진해구에 새누리당 당적으로 등록한 이종구 후보자는 진해수협조합장을 거쳐 수협중앙회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박창완(정의당·서울 성북을) 현 정릉신용협동조합 이사장, 김정복(새누리당·충북 청주시 흥덕을) 현 흥덕새마을금고 이사장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밖에 최홍(새누리당·부산 영도구) 전 ING자산운용 대표, 이현희(새누리당·충북 청주시 흥덕갑) 전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 전무·KB국민카드 부사장도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다. 이정환(더불어민주당·부산 남구갑)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 문제풍(새누리당·충남 서산시 태안군) 전 예금보험공사 감사도 예비 후보 등록을 마쳤다.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
금융권의 또다른 관심은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의 비례대표 출마 여부다. 권 행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나는 은행 일에 더 적합한 사람이다” “(총선 출마는) 모르는 얘기다”라고 밝히며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금융권 출신이라는 전문성에 ‘최초의 여성 행장’이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져 권 행장이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정계에 입문할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를 두고 있다. 권 행장의 임기는 올해 12월 27일까지다. 비례대표에 입후보하려면 선거 30일 전인 3월 14일까지 현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권 행장과 함께 비례대표 출마설이 돌고 있는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비례대표 순번을 받지 못하면 기업은행장에 선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경제전문가에게 국정을 맡겨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각 당이 경제금융 출신 인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실제로 경제와 금융전문가에 대해 각 당이 공천심사에서 우대하겠다는 뜻인데다 추가 영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