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문 “예대금리차 애로” 호소에…이복현 “中企 대출 확대”(종합)
by김경은 기자
2024.11.07 11:59:10
중기중앙회, 금감원장 초청 중소기업인 간담회
중소기업 상생금융지수 도입 등 애로·건의 전달
“부동산 PF 하도급 연대보증 문제 감독해야”
이복현 “중소기업 위기극복·자본시장 확대 노력”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중소기업계가 7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만나 주요 은행들의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 확대 문제 등 금융애로를 호소했다. 이 원장은 여신심사 시스템 고도화, 대환대출 지원상품 마련 등을 통해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 김기문(왼쪽) 중소기업중앙회장이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만나 중소기업계 금융 애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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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초청 중소기업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이 원장을 비롯해 이재근 KB국민은행장, 김성태 IBK기업은행 행장 등이 참석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금감원장이 ‘은행이 비 올 때 우산을 빼앗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며 시중은행의 잘못된 관행을 지적했다”면서 “실제 일부 시중은행에 대한 중소기업의 불만이 존재한다”고 토로했다.
김 회장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예대금리차 확대로 현장의 체감 효과가 떨어지는 점을 비롯해 중소기업계의 금융애로를 호소했다. 이와 함께 △부동산 PF 관련 하도급업체에 불합리한 연대보증 문제 개선 △중소기업 상생금융지수 도입을 통한 은행 상생문화 조성 등 건의사항도 전달했다.
김 회장은 “중소 하도급 업체들이 대형 건설사로부터 공사를 수주할 때 부동산 신탁사들은 하도급 범위를 넘어 공사 금액 전체에 대해 시공사와 연대보증을 요구하는 나쁜 관행이 일부 있다”며 “하도급 업체가 공사를 수주하면 하도급 금액만 보증받아야 하는데 미분양 등으로 공사에 차질이 생기면 하도급 업체가 해당 공사 전체를 책임 준공해야 하는 말도 안 되는 계약을 강요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신탁사는 하도급 업체에 해당 사실을 고지했다고는 하지만 공사를 따기 위해 무리한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피해 업체들이 이곳저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금감원이 철저히 조사해 피해 중소기업들을 구제하고 철저하게 단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금융권 상생금융지수를 만들어 중소기업과 상생 노력이 제대로 평가될 수 있게 해달라”고도 촉구했다. 상생금융지수는 은행의 중소기업 지원 실적과 설문조사를 종합한 지표를 말한다. 중소기업의 상생금융 이용률이 12.3% 불과한 만큼 제도 도입을 통해 기업들이 체감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금감원과 중기중앙회의 협력 채널 구축도 제안했다. 그는 “과거 은행들의 꺾기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금감원과 중기중앙회가 협력했다”며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양 기관의 협력 채널을 만들어 가동하면 중소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최근 금융권 자금 흐름을 보면 가계대출과 부동산 금융은 확대하는 반면 기업에 관한 생산적 금융은 위축되고 있다”며 “특히 중소기업 대출은 신용보다는 담보나 보증에 크게 의존해 중소기업이 원활한 자금을 공급받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현장의 애로에 공감했다.
이 원장은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 등을 소개하면서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대출에 의존하는 중소기업의 금융시장 구조를 자본시장으로 확대하는 계기를 만들어 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장 단계인 중소기업뿐 아니라 어려운 경제상황에 힘들어 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도 촘촘히 챙기고자 한다”며 “일시적으로 유동성 애로를 겪고 있지만 정상화가 가능한 기업의 경우 은행의 자체 채무조정을 적극 유도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하고 재개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극심한 어려움으로 폐업을 결정하는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개인사업자 리스타트 대출’ 등 대환대출 지원 상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고병헌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동조합 이사장 △한병준 한국정보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이재광 한국전기에너지산업협동조합 이사장과 △양승용 한국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연합회장 △장성숙 우신피그먼트 대표이사 △문경록 뉴지스탁 공동대표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이사 등 중소기업인들도 참석했다. 이들은 △금융권 대출 및 보증제도 개선 △자동차 보험 및 화재 보험 제도개선 △핀테크 성장을 위한 규제 완화 등 업계의 애로사항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