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무기징역 선고..유족 탄원에도 사형 피한 이유

by장영락 기자
2026.09.30 16:03:00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1심서 무기징역 선고
재판부, 실질적 사형폐지국 등 언급하며 양형 이유 상술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사형 선고를 하지 않은 이유로 사실상 사형폐지국이란 점을 강조했다.

연합
30일 광주지법 형사13부(이정호 부장판사)는 강간살인죄로 기소된 장윤기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강간살인죄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형만 가능하며 앞서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공소사실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구 격리해야 한다는 검사의 주장은 타당하다”면서도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서 사형을 선고하지 않은 이유를 상술했다. 재판부는 “1997년 마지막 집행 이후 더는 사형이 집행되지 않은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에서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된다”며 “오랜 기간 사형 선고를 자제해왔던 여러 동종 선례와의 비례 균형에도 부합한다”며 무기징역형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다만 “법관들 역시 인간으로서, 엄벌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널리 형성된 이 사건에서 사형을 선고하는 것이 소임을 다하는 것이 아닌지 절실히 숙고했다”며 사회적 요청에 대한 재판부의 숙고도 있었음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생존하는 동안 결코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고 무기징역형을 철저히 집행하는 것만이 피해자와 그 유족을 조금이나마 위로하는 길이자 유사 범죄의 재발을 방지하는 방안이라는 것이 재판부 법관 모두의 일치된 견해”라고 설명했다. 또 형법상 가석방 없는 절대적 종신형이 형벌에 없다는 이유로 사형을 선고해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2023년 대법원 판례도 인용됐다.

한국은 1997년 집행 이후 사형 집행을 하지 않아 사실상 사형제 폐지 국가로 분류된다. 그러나 형법상 사형이 폐지되지 않아 미집행 사형수는 현재까지 56명이 생존해 수형 중이며 2020년대 이후로는 사회적 파장을 몰고 온 극악범의 경우에도 사형 선고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마지막 사형 선고는 2016년 군 총기난사 사건 범인 임도빈의 재판에서 나왔다.

피해자 이채원양 유족은 앞서 사형 선고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시민 10만명의 서명을 담은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