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중동 리스크' 뚫고 1분기 최대 매출…"공급망 경쟁력"(종합)

by이윤화 기자
2026.04.23 14:16:42

매출 7.8조·영업익 5215억…전년 대비 각각 8.2%·3.9% 증가
해운 호조·비계열 확대 효과…물류 부문 운임 약세, 수익성 둔화
지정학 변수 속 물동량 영향 제한적…수익·성장 균형 전략 지속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현대글로비스(086280)가 중동 지역 지정학 리스크와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 속에서도 올 1분기 사상 최대 분기 매출,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 역량과 비계열 고객 확대 전략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이사 사장. (사진=현대글로비스)


23일 공시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의 2026년 1분기 매출은 7조81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5215억원으로 3.9%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6.7%를 기록했다.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중동 분쟁과 환율·유가 변동성 확대 등 대외 환경 악화 속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실적을 달성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물류 부문은 매출 2조4902억원, 영업이익 164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전기차(EV) 및 대형 차종 운송 물량 증가로 매출은 전년 대비 1.3% 늘었지만, 글로벌 컨테이너 운임 약세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17.3% 감소했다.

반면 해운 부문은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매출 1조4522억원, 영업이익 1926억원으로 각각 15.5%, 40.5% 증가했다. 중국 완성차 업체(OEM) 중심의 고운임 비계열 물량 확대와 선대 운영 효율화에 따른 원가 절감 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유통 부문 역시 성장세를 이어갔다. 매출은 3조8703억원으로 10.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649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신흥국 기술지원 조립공장향 반조립제품(CKD) 공급 확대가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

이 같은 실적은 중동 지역 긴장 고조 등 지정학 리스크 속에서도 물동량 감소 우려를 일정 부분 상쇄한 결과로 풀이된다. 회사 측은 “중동 리스크로 인한 일시적 물량 감소 가능성은 존재하지만, 중국발 수출 물량 증가 등 비계열 고객 성장세가 더 크게 작용했다”며 “자동차선 물량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규복 대표이사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는 중동 지역 분쟁으로 공급망과 유가,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며 국제 물류 및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 시기였다”며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재부각되며 글로벌 교역 환경이 흔들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비계열 고객 확대와 안정적인 계열 물량을 기반으로 중동 이슈 영향을 최소화했고, 전 사업 부문에서 당초 우려 대비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며 “사상 최대 분기 매출과 1분기 기준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물류 사업과 관련해 그는 “국내 물류 매출은 증가했지만 해외 물류는 컨테이너 운임 약세로 성장에 일부 제약이 있었다”며 “다만 최근 중동 분쟁 영향으로 글로벌 공급망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컨테이너 운임이 다시 강세로 전환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시장 변화를 기회로 삼아 글로벌 운영 역량을 기반으로 고객의 공급망 안정화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비계열 고객 기반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해운 사업에 대해서는 “중국 현지 OEM 대상 영업 강화와 선대 운영 효율화 효과가 지속되며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며 “쌍용차 및 건설기계 부문으로의 영업 확장도 비계열 고객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벌크 해상운송에서는 중동 분쟁 이후 확대되는 원유 운송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척을 추가 확보했고, 2분기부터 운영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유통 사업에 대해서는 “신흥국 기술지원 조립과 CKD 공급 확대를 통해 매출 성장을 이뤘다”며 “글로벌 공급망 운영 역량을 기반으로 CKD 사업에 디지털 자동화 요소를 접목해 ‘스마트 KD’로의 전환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통해 글로벌 KD 공급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경영 환경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이 대표는 “미국과 이란 간 협상과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둘러싼 불확실성, 주요국 통화·재정정책 방향성 등 대외 변수의 가시성이 여전히 낮다”며 “이러한 환경에서도 고객의 운영 안정성과 서비스 품질을 최우선에 두고 시장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며 필요한 대응을 적시에 실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대글로비스가 글로벌 공급망 대응 역량과 비계열 고객 확대 전략을 바탕으로 변동성이 큰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해운 부문의 수익성 개선과 CKD 중심 유통 사업 고도화가 중장기 실적을 뒷받침할 핵심 축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