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격리 장병 부실 급식 논란, 국방부 반박 홍보물 보니…

by김관용 기자
2020.02.25 16:59:23

일부 양질의 급식 사진 취사 선택해
공식 페이스북 계정 통해 공개
국방부 "격리 장병 급식 신경 쓰겠다" 해명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방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격리한 장병들에게 부실한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자, 양질의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는 홍보물을 게재했지만 되려 논란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대다수 군 부대에서 제대로 된 식사가 제공되지 않고 있지만 일부 괜찮아 보이는 급식 사진을 온라인에 게재해 전체 군 부대가 그런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방부는 지난 24일 저녁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코로나19 관련, 예방적으로 격리된 장병들에게는 취사장에서 조리한 급식을 일회용 용기에 담아 배식하거나 취사식당 운영이 제한되는 경우 도시락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대전병원에 입원한 확진판정을 받은 병사들에게는 환자식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련글에 ‘코로나19 격리장병 급식 국방부’라는 해시태그까지 덧붙여 관련 사진 4장을 공개했다. 현재 격리 장병들에게 제공되고 있다는 급식 사진이다.

국방부가 24일 밤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격리 장병들에게 제공되고 있는 식사라며 공개한 사진이다. [출처=페이스북]
하지만 이데일리 확인 결과 해당 사진 4장은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대구 소재 육군 제50사단의 지난 24일 조·중·석식 사진과 공군 제11전투비행단의 석식 사진이었다. 상당수 부대들은 통제하는 간부들이 없어 균형적인 배식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먼저 배식 받은 인원과 나중에 배식을 받은 인원의 식사가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이다. 또 일회용 용기나 도시락을 제공하는 부대도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가 격리 장병이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이라며 올린 게시물에 따르면 비닐로 덮인 식판 위에 반찬과 국도 없이 김에 비벼진 밥만 있었다. 또 다른 사진은 먹다 남은듯한 국과 밥 위에 얼마되지 않은 반찬이 얹혀져 있었다.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가 공개한 격리 장병 촬영 추정 급식 사진 [출처=페이스북]
이번에 국방부가 페이스북에 게재한 4장의 사진은 해당 페이지에서 의혹을 제기한 것과는 다르게 격리 장병들에게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사진들이 온라인에서 확산하자 전날 밤 국방부 군수관리관실이 부랴부랴 예하 부대들의 급식 사진을 수집해 나름 괜찮아 보이는 사진만을 추려 게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페이스북의 해당 게시물에는 사실 확인을 요구하는 댓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격리 장병들의 식판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있는 것을 알고 있지만 1식 3찬이 원칙인데 온란이에 떠돌고 있는 주먹밥 등의 사진은 사실확인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페이스북 게시물은 격리 장병들에게 양질의 급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이들에 대한 급식에 신경을 더 쓰겠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