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핵국도 핵보유국 지원시 대응”…푸틴, 핵교리 수정안 승인(종합)
by김윤지 기자
2024.11.19 17:59:39
“新위협 발생…핵 사용 기준 명확”
핵 억지 대상 국가·동맹 범위 확대
美, 우크라에 장거리무기 허용 여파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 교리(독트린) 수정안을 승인했다고 19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타스는 푸틴 대통령이 이날 서명한 해당 문서를 공개하면서 이처럼 밝혔다.
핵 교리의 기본 원칙은 핵을 국가 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간주하나 “새로운 군사적 위협과 위험이 발생해 핵무기 사용을 허용하는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었다”고 타스는 설명했다.
이번 수정안은 핵 억지 대상이 되는 국가 및 군사 동맹의 범위를 확대했다. 타스에 따르면 비핵국의 공격도 핵보유국가의 참여나 지원이 있는 경우 이는 러시아에 대한 공동 공격으로 간주된다는 내용이 이번 수정안에 포함됐다.
또한 △재래식 무기를 사용하더라도 러시아 주권에 중대한 위협이 가해지거나 △동맹의 일원으로서 벨라루스에 대한 공격이 발생할 때 △대규모 군용 항공기, 순항 미사일, 무인 항공기 등 군사적 침투 시도가 러시아 국경을 넘는 경우에도 러시아의 핵 대응이 가능하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월 국가안보회의에서 “핵 억제 분야 정책은 현실에 맞게 조정돼야 한다”며 비(非)핵보유국이 핵보유국의 지원으로 러시아를 공격하면 지원국 역시 공격자로 간주한다는 내용 등을 개정 교리에 담을 것임을 시사했다.
러시아의 이번 핵 교리 변경 배경에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본토 내부를 타격하는 것을 허용했다는 보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에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무기 사용을 승인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장고 끝에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NYT는 익명의 미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국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응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으며 격전지인 러시아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군을 방어하기 위해 우선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후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일 정례 브리핑에서 곧 물러나는 바이든 행정부가 긴장을 확대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