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 앞두고 북핵대표 협의…'中역할' 주목(종합)

by이유림 기자
2022.11.15 17:06:43

한반도 비핵화 ''건설적 역할'' 약속한 中
이어진 한중 정상회담 시진핑 ''입'' 주목
한미일 공조 강화 경계…北방관 어려울듯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15일 오전 한중 북핵수석대표 화상 협의가 이뤄졌다. 지난 7월 유선 협의 이후 약 넉 달 만이다. 한중 북핵수석대표는 지난 9월 북한이 핵무력 법제화를 공표하고 잇단 도발을 감행했을 때도 대화 채널을 가동하지 않았다. 이날 전격적으로 협의가 이뤄진 데는 오후 예정된 한중 정상회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도착해 들어서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외교부에 따르면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5일 류샤오밍(劉曉明) 중국 정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화상 협의를 갖고 북핵 문제를 논의했다.

김 본부장은 그간 한중 간 북핵 문제에 관해 외교 채널을 통한 심도있는 소통이 이루어져 왔으며, 최근 다자회의 계기에는 최고위급에서 긴밀한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류 대표는 김 본부장과 지난 2차례 유선 협의에 이어 오늘 화상 협의를 갖게 되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대면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북한이 올해에만 61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전례 없는 빈도로 도발을 지속하며 한반도 및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 대화로 나설 수 있도록 중국 측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김 본부장은 특히 북한이 분단 이후 최초로 NLL 이남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도발의 수위를 한층 높이는 한편, 7차 핵실험까지 감행할 수 있는 상황에서 북한에 엄정한 메시지를 발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북핵 문제 해결이 역내 국가들의 공동의 이익에 부합하는 만큼, 이를 위해 관련국들 간에 긴밀한 소통을 이어나갈 필요성을 강조했다.



류 대표는 중국이 한반도 평화·안정 수호 및 비핵화 실현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한반도 상황이 엄중한 가운데 한중간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나갈 필요성에 공감하고, 앞으로도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나가기로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과는 수시로 수석대표 또는 차석대표 간 협의를 이어왔다”며 “(한국과 중국 중 누가 먼저 협의를 요청했는지는) 외교적 협의의 일환이기 때문에 세세히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이날 유선 협의는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간 어젠다 등을 사전 조율하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첫 회담을 가진다. 이날 자리는 윤 대통령이 강조해온 한중관계 ‘재정립’을 위한 분수령이 될 전망된다.

특히 북한의 제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시진핑 주석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어떤 역할을 거론할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이뤄진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에게 ‘북한의 책임 있는 행동’을 이끌어 내기 위한 역할을 촉구했다. 나아가 북한이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경우 추가적인 상응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는 경고도 내놨다. 한미일 3국의 군사적 공조 강화를 경계하는 중국 입장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 또는 무력 도발을 수수방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