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이어 우리·BNK금융도 회장 연임 도전…걸림돌 없나
by양희동 기자
2025.12.04 17:02:02
진옥동 회장 연임 성공에 우리·BNK금융 '관심'
우리금융, 임종룡 연임에 외부 후보 일부 변수
전현직 관료 출신과 전직 우리은행장 등 하마평
BNK금융, 부산 특별법 통과 등 빈대인 연임에 무게
라이프자산운용 "선임 절차 즉각 중단" 변수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진옥동(64)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임종룡(66) 우리금융지주 회장, 빈대인(65) BNK금융지주 회장 등 연임 여부 결정을 앞둔 금융지주 CEO들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금융과 BNK금융 모두 각각 현직 회장을 포함한 4명의 숏리스트(2차 후보군)을 확정하고 최종 선임 작업에 돌입한 상황이다. 두 곳 모두 임종룡 회장과 빈대인 회장이 최종 낙점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지만, 외부 후보 부상 가능성이나 일부 주주의 연임 반대 목소리 등으로 일부 변수도 존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이달 말까지,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오는 8일 최종 후보를 추천할 계획이다. 우리금융 임추위는 이달 들어 10명의 롱리스트 후보군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한 이후 임종룡 회장과 정진완 우리은행장, 외부 후보 2명(비공개) 등 4명의 숏리스트를 확정했다. 임추위는 숏리스트 후보자를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복수의 외부 전문가 면접 △후보자별 경영계획 발표(프리젠테이션) △심층 면접 등을 거쳐 차기 회장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할 계획이다.
연임이 유력한 임종룡 회장은 올 7월 동양·ABL생명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증권사와 생명보험사 등 계열사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또 우리금융 내에서 26년간 별도 운영돼 온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동우회를 최근 통합하는 등 내부 결속을 굳건히 했다는 평가다. 생산적 금융 전환과 포용금융 확대에도 5년 간 80조원을 투입하는 등 정부 정책에도 적극 부응하고 있다. 업계에선 임 회장이 윤석열 정부 시절 여권의 부당 인사 청탁을 수차례 거절했던 부분도 결과적으로 전화위복이 됐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외부 후보 2명이 판을 흔들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공개되지 않은 외부 후보 2명은 손병두·도규상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권광석·이원덕·조병규 전 우리은행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임추위는 숏리스트 후보자 4명에 대해 한 달 가량 검증·논의 과정을 거쳐 이달 말까지 최종 후보를 선정할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M&A나 경영 성과 등을 볼 때 임종룡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신한금융과 BNK금융 등이 숏리스트 발표 이후 최종 후보 결정까지 2주 안팎이 걸렸는데, 우리금융이 한달 가량을 잡은 것은 최종 결정에서 고심할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빈대인 회장이 연임 도전에 나선 BNK금융은 오는 8일로 예정한 최종 후보 결정을 불과 나흘 앞두고, 라이프자산운용이 차기 회장 선임 절차 즉시 중단을 요구하고 나서 막판 변수가 될지 관심이다. 라이프자산운용은 이날 “BNK금융이 부실한 경영 성과에도 빈대인 회장의 연임을 위해 무리하게 회장 선임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을 담은 공개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BNK금융 측은 이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라이프자산운용이 보유한 BNK 지분은 약 3%로 알려졌다.
앞서 BNK금융 임추위는 숏리스트에 빈대인 회장과 방성빈 부산은행장, 김성주 BNK캐피탈 대표, 안감찬 전 부산은행장 등 4명을 올렸다. 업계에선 숏리스트 공개 이후 빈대인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쳐왔다. 당초 지난 10월 금융감독원 국정감사 당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BNK금융 회장 선임 절차를 지적하는 등 논란이 일며 연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내년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출마가 유력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월 3일 직접 빈대인 회장과 만나 해양수산부와 BNK금융지주 간 상호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기류가 달라졌다. 또 이달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산 해양수도 이전기관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되며 BNK금융이 전사적 대응 전략 패키지를 즉시 가동하며 정책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특별법 통과와 북극항로 사업 등 부산지역 전략사업 금융파트너로서 BNK금융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며 “일부 주주가 연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최종 결정에는 안정적인 경영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