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더본코리아, 배민·쿠팡이츠 수수료율 최대 1.5%p↓ 합의
by오희나 기자
2025.12.03 16:32:14
백종원 대표, 배달 플랫폼과 수수료 구조 개선 논의
가맹점주, 본사 지원 이어 수수료율 인하에 ''체감효과''↑
"프랜차이즈, 플랫폼간 수수료 논의 신호탄 될수도"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외식 프랜차이즈 더본코리아가 배달의민족·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과 협의를 통해 배달 수수료율을 낮추는 데 잠정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종 계약 단계를 거쳐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가맹점주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프랜차이즈 본사와 배달 플랫폼이 공식적으로 수수료 인하에 나섰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
| |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 (사진=더본코리아) |
|
3일 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와 배달의민족·쿠팡이츠는 협의를 통해 배달앱 수수료율을 1.3~1.5%포인트(p)가량 인하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현재 이들 배달 플랫폼의 배달앱 수수료가 매출 구간에 따라 2~7.8% 차등 적용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최대(1.5%p 인하 가정) 0.5~6.3%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는 셈이다.
최근 더본코리아 상생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어 배달 플랫폼과 협력을 통한 수수료 인하 지원 방안을 확정했다. 그동안 점주 간담회에서 “높은 배달앱 수수료 때문에 장사해도 남는 게 없다”는 하소연이 많았던 만큼, 이번 수수료 인하 지원 방안은 상생위 출범 이후 최대 성과로 평가된다.
백종원 대표는 지난 여름부터 대형 배달 플랫폼 경영진과 잇따라 만나 수수료 구조 개선을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플랫폼 자체 수수료율 일부 인하와 더본코리아 본사의 추가 지원을 결합한 ‘복합 인하 모델’이 도출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더본코리아 가맹점이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를 통해 발생시키는 주문에 대해 기본 중개 수수료율을 일정 폭 낮추고 광고상품·프로모션 패키지의 묶음 단가를 조정하는 방식이나 공동투자 등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본코리아는 추가로 ‘요기요’, ‘땡겨요’와도 가맹점주를 위한 상생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본코리아는 이미 1차 상생위에서 배달 매출 러닝 로열티 50% 인하, 고정 로열티 분납, 전국 2800개 매장 이행보증금 전액 반환, 배달의민족 프로모션 지원 등을 실행한 바 있어 가맹점주들의 체감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배달 수수료·로열티·재료비·인건비를 제하고 나면 사실상 마진이 거의 남지 않는 구조에서, 수수료율이 조금만 떨어져도 체감 이익은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의가 실질적인 수수료 인하 효과로 이어질 경우 외식 프랜차이즈와 플랫폼 간 수수료 재협상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배달앱 의존도가 높은 치킨 등의 업종에서는 이미 수수료·광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자구 노력이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더본코리아의 플랫폼 수수료 인하 지원은 가맹점주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타 프랜차이즈들도 수수료 인하를 위한 자구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며 “더본코리아의 상생방안이 가시적 성과를 낸다면 확산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