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사세 확장…공유오피스 ‘전성시대’

by김호준 기자
2019.07.31 18:07:09

공유오피스 업계, 불황에도 공격 투자 이어가
위워크, 부산 BIFC에 개점 예정…내년 3월까지 20곳 개점
패스트파이브, 최근 390억원 투자유치
스파크플러스, '한국형 공유오피스'로 차별화
"전통기업 프로젝트성 경영 강화, 수요 늘어날 것"

패스트파이브 서울시 서울숲점(공유오피스) 라운지에서 창업자들이 일하고 있다. 패스트파이브는 창업 4년만에 이용자 수 1만명을 넘어섰다. (제공=패스트파이브)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국내 토종 공유오피스 업체인 패스트파이브는 최근 39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펀드로 2000억원을 추가로 조성해 500억원대 건물 4개를 추가 매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간 패스트파이브는 역세권 건물을 빌려 스타트업이나 소규모 기업을 위한 업무 공간을 임대해줬다. 그러나 앞으로는 서울 전역 주요 도로에 위치한 건물을 개발해 기업 전용 공간으로 리모델링하거나 기업의 요구에 맞춰 인테리어·시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워드 바이 패스트파이브’ 서비스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 역시 자산운용사와 전용 펀드를 조성해 건물을 매입하고 운영할 계획이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국내 공유오피스 업체들의 투자와 사업계획이 나날이 과감해지고 있다. 스타트업 열풍을 타고 성장한 공유오피스에 최근 전통기업들까지 입주를 시작하며 전망도 밝다.

31일 공유오피스 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공유오피스인 위워크, 패스트파이브, 스파크플러스는 전국 46개 공유오피스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20여개에 불과했던 지점이 1년 사이 2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국내에서 공유오피스를 운영하는 60여개 업체 전체 면적을 다 합치면 2017년 14만㎡에서 지난해 약 39만3000㎡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국내 공유오피스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위워크(WeWork)’는 작년말 기준 총 임차면적 11만8290㎡로 2위인 패스트파이브를 두배 이상 격차로 따돌리고 있다. 2016년 8월 강남점을 시작으로 국내에 진출한 위워크는 지난 4월 부산 서면에 이어 하반기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부산 2호점을 내며 전국구 공유오피스 기업으로 국내 1위 자리를 지킨다는 계획이다.



국내 공유오피스 업계 3위를 달리고 있는 스파크플러스는 ‘한국형 공유 오피스’를 내세우며 순항 중이다. 스파크플러스는 입주 기업이 원하는 규모나 시설, 인테리어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커스텀 오피스’를 업계 최초로 시도했다. 여기에 분리된 독립 공간을 필요로 하는 한국 기업 문화를 반영해 입주한 기업들의 독립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설계로 입주사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밖에 한국에 공유오피스 모델 개념을 처음 선보인 르호봇은 지난 1월 베트남 기업과 합작회사를 설립해 하노이에 공유오피스를 열었다. 르호봇은 베트남에 공유오피스를 5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같은 공유오피스 업계의 ‘공격투자’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2년간 공유오피스 공급 면적이 3배 가량 급증했음에도 공실률은 3% 미만 수준으로 공급이 수요에 비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대기업 사내 벤처나 프로젝트 조직이 공유오피스에 입주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 열풍에 이어 전통기업들도 프로젝트 위주 경영을 강화하면서 공유오피스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며 “아시아 주요 도시에 비해 서울 시내 공유오피스 점유율은 여전히 0%대에 머물러 있어 투자 수요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