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에 연금받는 종신보험 '유동화'…20·30대 가입 확대 기대감↑

by양희동 기자
2025.03.13 17:56:48

정부, 이르면 3분기부터 사망보험금 유동화 시행
사망보험금을 생전에 노후 연금처럼 활용 가능
생명보험 20%가 종신보험, 2030대는 가입률 3~4%
업계, 유동화로 가입률 낮은 2030대 신규 수요 기대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정부가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을 이르면 오는 3분기부터 연금처럼 쓰는 방안을 확정하면서 보험업계에선 20·30대 청년층의 종신보험 가입 확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종신보험은 가입자가 사망한 이후 유족이나 가족 생계를 돕기 위한 목적이라 청년층에선 가입률에 3~4%에 그치는 등 수요가 적었다. 그러나 사망보험금 유동화로 65세 이후 노후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청년층의 신규 수요가 생겨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3일 보험개발원 보험통계(2023년 기준)에 따르면 종신보험을 포함한 생명보험 가입건수는 7926만 2038건으로 전 국민(5168만 4564명)이 1인당 평균 1.5건 가입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선 보편적으로 가입하는 생명보험이지만 연령대별로는 가입률이 70~90%에 달하는 40·50대와 달리 20·30대는 50~60% 선에 그치고 있다.

연령대별 가입률을 살펴보면 20·30대 청년층에선 20대 남자 51.95%, 여자 53.21%, 30대 남자 61.58%, 여자 66.78% 등으로 50~60%대 수준의 생명보험 가입률을 나타냈다. 반면 중장년층인 40·50대에선 40대 남자 74.18%, 여자 84.54%, 50대 남자 79.13%, 여자 95.54% 등으로 70~90%대로 높은 가입률을 보였다. 특히 20대 초반(20~24세) 남자는 생명보험 가입률이 49.88%로 성인 전체에서 75세 이상(남자 26.71%, 여자 29.80%)을 제외하면 가장 낮았다.

보험업계에선 생명보험 중에서도 종신보험은 가입자의 갑작스러운 사망이나 사고 등으로 유족이나 가족의 생계유지를 돕기 위한 목적이라, 20·30대의 가입 수요가 더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년층에서 비혼과 함께 결혼시기를 늦추는 만혼 풍조가 일반화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균초혼연령은 2023년 기준 남자 33.97세, 여자 31.45세로 현재 40·50대가 결혼 적령기였던 20년 전(30.14세, 27.27세)과 비교해 4년가량 늦어졌다. 이 때문에 종신보험 가입률도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또 경기 침체와 일자리 부족으로 경제적 여유가 없는 청년층에겐 장기간 매달 일정한 보험료를 납입해야 하는 종신보험의 가입 매력이 떨어진다는 시각도 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실제 생명보험 중 종신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20.7%(1639만 3345건)이지만, 20·30대 종신보험 가입률은 3~4%에 불과하다. 보험업계에선 노후에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종신보험 사망보험금 유동화가 새로운 20·30대 수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판매 중인 종신보험도 특약을 통해 연금 전환이 가능하지만 감액 비율이 미리 정해져 있어 노후 활용도 측면에서 유동화가 훨씬 유리해서다.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젊은 세대에게 종신보험이 묶여 있는 돈으로 여겨져 가입 니즈가 많이 떨어진다”며 “노후에 연금처럼 쓸 수 있는 유동화가 가능해지면 젊은 세대의 추가 가입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