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지도자가 당 소속 후보 돕는 건 관행·의무"(종합2보)

by유태환 기자
2020.04.13 20:05:28

13일 외부 지원유세 "대권 놀음" 비판 반박
"어느 날에도 반드시 마지막 일정은 종로"
"선거 막판 흑색선전…보수, 품격 있어야"
TK선 "지역주의 완화에 모든 것 바치겠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13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사거리에서 전혜숙 광진갑 후보, 고민정 광진을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유태환 이용성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13일 “지도자가 자기 당 소속 후보들을 돕는 것은 오래된 관행이고 의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에서 맞붙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측이 자신의 외부 지원 유세에 대해 “대권 놀음”이라고 비판하자 이를 직접 반박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종로 평창동 거점유세를 통해 “민주당의 많은 중진의원들이 서로 품앗이처럼 지원 유세를 다닌다”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로 이 위원장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일 이후 서울·경기·인천·충청·강원·경북·부산·경남 지역 후보들을 지원하는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여권 내 세력 기반이 취약한 이 위원장이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기회로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위원장은 “단지 저는 어느 날에도 반드시 마지막 일정을 종로에서 소화했고 날마다 종로를 벗어나는 것 또한 아니었다”며 “지금부터 선거가 끝나는 그 순간까지는 종로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통합당에서 ‘여권 인사 n번방 연루설’ 등이 나왔던 것을 겨냥해 “선거 막판이 되니깐 흑색 선전하는 정치, 이제는 국민이 속지 않는다”며 “막말하는 정치, 그런 식으로 더 이상 국민께 상처를 드려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싸움질하는 정치와 막말하는 정치,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정치, 흑색선전정치는 끝장내야 한다”며 “보수는 조금 더 품격이 있어야 하고 진보는 현실을 조금 더 볼 줄 알아야 한다. 그 두 가지가 수렴될 때 대한민국이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야권에서 제기하는 ‘여당이 과반 의석을 달성하면 문재인 정권이 폭주한다’는 주장을 일축하면서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의석을 달라고도 호소했다.



그는 서울 광진 건대입구 사거리에서 진행한 전혜숙 광진갑·고민정 광진을 후보자 지원유세를 통해 “이번에 저희 민주당에게 안정 의석을 주신다면 선거가 끝난 바로 그 순간부터 제가 위원장으로 일하는 국난극복위원회를 다시 가동해가면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퇴치와 경제적 고통의 극복에 대해 바로 드라이브를 걸겠다”며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얻어서 국민들의 고통을 하루라도 더 빨리 조금이라도 더 가볍게 해 드리는 일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이 위기의 강, 이 고통의 계곡을 국민 한 분도 낙오시키지 않고 모두 함께 손잡고 건너가야 하지 않겠느냐”며 “그렇게 하도록 국민 여러분이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이후삼 충북 제천단양·이삼걸 경북 안동예천 후보자 지원 유세 등에서도 “코로나19를 퇴치하려는 전쟁과 경제적 위축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두 개의 전쟁을 하루라도 빨리 이겨서 끝내려면 국민 여러분께서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주시고 마음을 모아주셔야 한다”며 “이 두 가지 일을 하려면 정부가 힘 있게 그 일을 추진할 수 있어야 하고 정부가 힘 있게 그 일을 추진하려면 여당이 안정적인 의석을 가져야 정부를 도울 수 있다”고 했다.

또 “야당은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견제해야겠다고 말한다”며 “지금이 폭주라면 코로나19 대처를 더 물렁물렁하게 하거나 느슨하게 하거나 아니면 흐지부지하게 하자는 것인지 야당에게 되묻고 싶다”고 반발했다.

경북 포항시청 앞에서 진행한 오중기 포항북·허대만 포항남울릉 후보자 지원 유세에서는 “제가 정치를 하는 그 순간까지, 정치를 그만두고 자유인으로 돌아가는 그 순간까지도 지역주의 완화를 포함한 국민 통합을 위해서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는 약속을 여러분에게 드린다”고 했다.

이어 “박정희 대통령께서 나신 구미에 전남 도민의 숲을 만들고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기념공원 부근에 경북도민의 숲을 만드는 사업이 지금 진행되고 있다”며 “지역의 장벽은 낮아지고 있고 더 낮아져야 한다”고 전했다.

현충원 방문 때 참배를 건너뛰는 일도 비일비재한 민주당 지도부 입에서 고(故) 박정희 대통령 언급이 직접적으로 나온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전남에서만 내리 4선을 하고 전남지사를 지내는 등 호남이 정치적 기반인 이 위원장이 대권 행보를 고려해 내놓은 발언이란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