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2번째 유니콘기업 탄생..쏘카, 모빌리티 기업 최초 등재

by김현아 기자
2020.09.16 16:42:10

500억 추가 투자 유치 성공
타다는 멈췄지만..200조 자동차 소유시장, 모빌리티로 혁신중
이재웅, 쏘카 이사회 의장으로..가맹택시, 대리운전 등다각화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코로나19로 투자 심리가 위축한 상황에서 국내 12번째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국내 1위 카쉐어링(차량공유) 기업인 쏘카다.

쏘카의 유니콘 기업 등극은 연초 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통과 이후 주춤했던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쏘카는 자회사 VCNC를 통해 운영했던 차량과 기사를 모두 빌려주는 타다 베이직을 접었지만 모빌리티 업계 최초로 유니콘 기업이 됐다.

카카오모빌리티도 무섭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유니콘 기업은 아니다. 유니콘 기업은 분사 등 특정 기업 계열 관계일 경우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중소벤처기업부 설명이다.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의 사업성을 인정받아 2017년 6월말 TPG로부터 50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할 때 기업 가치를 1조6000억원으로 인정받았지만 이 때는 카카오 내 사업부문이었고 카카오모빌리티 사업부문의 분사 시점은 2017년 8월이다. 즉 카카오 계열인 카카오모빌리티는 유니콘 기업 선정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쏘카는 연초 LB 프라이빗에쿼티(PE),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받은 510억 원의 투자유치에서 기업가치를 9000억 원으로 인정받았는데 이번에 5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유니콘 기업이 됐다. 쏘카 관계자는 “500억원 추가 투자 유치가 긍정적으로 이뤄져 막판인 상황”이라고 확인했다.

국내 유니콘 기업으로는 2014년 쿠팡과 옐로모바일을 비롯해 L&P코스메틱, 크래프톤, 비바리퍼블리카, 우아한형제들, 야놀자, 위메프, 지피클럽, 무신사, 에이프로젠 등이 있었는데, 이번에 쏘카가 추가돼 12개사가 됐다.

▲좌로부터 쏘카 창업자인 이재웅씨와 쏘카 박재욱 대표이사. 이재웅 씨는 현재 쏘카 이사회 의장으로만 활동하고 있다.
타다 베이직은 멈췄지만 왜 투자자들은 쏘카의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했을까. 200조원에 달하는 자동차 소유 시장(차량, 기사, 세차, 정비, 주차, 보험 등)을 공유라는 키워드를 통해 합리적으로 바꾸는 모빌리티 서비스의 가능성 때문이다. 차량 공유, 중고차 거래, 대리운전, 자동차 보험 등에서 디지털화가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든다고 본 것이다.

쏘카는 차량과 기사를 모두 빌려주는 ‘타다’ 모델은 규제로 막혔지만, 차량만 빌려주는 차량만 빌려주는 ‘쏘카’ 모델은 부동의 1위다. 매출액과 회원 수 역시 급증하고 있다. 쏘카에 따르면 2012년 제주도에서 차량 100대로 시작한 카쉐어링은 2013년 매출액 24억원을 기록하더니 2019년 현재 차량 1만 2000대, 매출액 2566억원으로 증가했다. 2020년 현재 쏘카 회원 수는 620만명이다.

타다금지법 통과 이후 이재웅 쏘카 창업자는 쏘카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 중이다. 대신 타다를 서비스했던 자회사 VCNC 박재욱 대표가 VCNC와 쏘카 대표를 겸임하고 있다.

쏘카는 투자금을 기반으로 카쉐어링에 이어 가맹택시, 대리운전, 중고차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할 방침이다.

가맹택시사업은 타다 베이직 종료 이후 타다가 택시기반 사업에 뛰어든다는 의미다. VCNC는 지난 7월 가맹 참여 희망자(개인·법인택시)에게 제공할 정보공개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해 연내 서비스 출시가 예상된다.

타다 대리(대리운전) 역시 4분기 시작한다. 기존 타다 앱에 ‘타다 대리’ 서비스 메뉴가 추가되는 형태로, 타다 대리는 투명한 요금과 수수료 정책, 경유지 설정 등 그간의 타다 플랫폼 운영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안전하고 편리한 기능들을 담을 예정이다. 16일 오전 10시부터 타다 대리 드라이버 1000명을 사전 모집 중이다.

중고차 시장 진출도 검토 중이다. 지난달 25일 특허청에 온라인 중고차 판매 서비스에 대한 상표 출원을 완료했다. 쏘카 관계자는 “연한이 지난 차량을 매년 처분해야 하는데 기존에는 중고차 매매상에 넘겨 한 번에 처리했다”면서 “그런데 얼마 전 (타다 베이직을 접으면서) 카니발 100대를 자산을 처분하는 개념으로 판매했다. 그런 형태의 중고차 판매 모델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