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신하연 기자
2025.12.03 16:24:32
관세인하 11월분부터 소급…현기차 주가 반등
고환율 수혜·하이브리드 호조에 모멘텀 확대
12월 판매 확대 전망에 車 업종 낙관론 확산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미국 정부의 자동차 관세 인하가 확정된 가운데 국내 자동차주가 모처럼 강하게 반등했다. 특히 이번 조치는 11월분부터 소급 적용되는 만큼 실적 추정치에도 즉각적인 개선 요인이 반영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수출 증가, 고환율 수혜 등 모멘텀이 살아있는 만큼, 이번 반등이 ‘반짝’ 상승이 아닌 추세적 상승 전환에 가깝다는 낙관론이 나오는 분위기다.
3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현대차와 기아는 전거래일 대비 0.19%, 1.37% 상승한 26만6500원과 11만8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서만 각각 4.72%, 5.61%씩 상승한 수치다.
전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한국과 미국의 무역합의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지난달 1일자로 소급해 15%로 인하한다고 발표한 데 힘입어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4%대 강세 마감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가 이날 하루 만에 각각 528억원, 316억원어치 순매수하면서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최근 한 달(11월3일~12월3일) 기준으로 현대차는 8.57% 하락해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4.40%)을 하회했던 만큼, 이번 반등이 ‘일회성’에 그칠지, 추세 반전의 신호가 될지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업계에서는 12월 생산 확대 기대감이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연말 시즌성 수요와 하이브리드 차량 공급 증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판매에서도 하이브리드 차종 비중이 뚜렷하게 높아진 점이 실적과 주가 모두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11월 누적 미국 하이브리드 판매는 전년 대비 31.1% 증가한 187만 1500대를 기록하며 자동차 산업 내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이에 힘입어 현대차의 11월 미국 하이브리드 판매는 42% 증가하며 역대 11월 중 최대를 기록했다.
수출 증가세 또한 모멘텀으로 꼽힌다. 산업부 11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3.7% 증가한 64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직전월보다도 16.5% 증가한 수치다. 품목별로는 하이브리드(+43.4%)가 특히 큰 폭으로 증가세를 보였고 내연기관차(+3.4%)도 소폭 증가했다. 북미향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3% 늘어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원달러 환율이 최근 1470원을 웃도는 등 고환율이 지속되는 상황도 호재다. 통상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대표적인 수출주로 꼽히는 현대차와 기아는 환차익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는 환율이 100원 오르면 연간 영업이익이 각각 2조2000억원, 1조3000억원씩 증가한다”며 “1400원대 이상의 환율 환경이 유지되면 자동차 업종에 유리한 수출 환경이 전개돼 4분기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증권가 시각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12월 가파른 판매 증가와 함께 관세 인하와 하이브리드 중심의 믹스 개선 등 기존 실적을 방어해온 요소들이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최근의 반등을 단기 이벤트보다 ‘점진적 강세 전환’ 신호로 보는 분석도 적지 않다.
유지웅 연구원은 “현주가는 관세에 따른 눌림현상이 크다”며 “수출 물량 증가 확인을 통해 정상적인 주가수익비율(PER) 멀티플로 복귀를 기대한다”고 진단했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도 “전기차 캐즘(Chasm) 국면에서 하이브리드 라인을 보유한 현대차·기아의 시장 지배력은 더 강화될 것”이라며 “경쟁사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과 높은 배당수익률에 주목할 시기”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