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적 수혜’ 5000의 그늘…양극화·빚투·인버스[5000피 시대]

by김경은 기자
2026.01.22 17:08:40

대형주는 초과수익…중소형주는 언더퍼폼
신용공여 29조 연일 사상최고 랠리
청산가치보다 낮은 저PBR 종목 여전히 70% 육박
레버리지 인버스에 몰려드는 ‘강심장’ 개미들

[이데일리 김경은 김윤정 기자] 코스피가 5000선을 돌파하며 환호성이 터졌지만, 이번 상승장의 이면에는 심각한 종목 양극화와 급증하는 개인투자자들의 공격적인 빚투(빚 내서 투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에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가 장중 역사적인 5000선 돌파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중소형주와 비(非)테마주들은 소외되는 ‘선택적 랠리’ 양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시가총액 상위 50개 종목을 지수화한 ‘코스피 50’ 수익률은 코스피 지수 수익률(17.52%)을 웃돌며 20.39% 상승했지만, 코스피 200 중소형주 지수는 9.82% 상승에 그쳤다.

연초 이후 코스피 시가총액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현대차(005380) 3개 종목이 차지한 탓이다. 90%가 넘는 종목은 벤치마크(코스피 지수 수익률)를 하회하고 있다.

이에 급등장에서도 여전히 전체 종목의 약 70%는 기업가치가 청산가치에도 못 미치는 저평가 구간에 머물러 있다. PBR(주가순자산비율) 1 미만 ‘저PBR’ 종목은 이날 현재 539개로 전체 810개 종목의 약 66%에 달한다.

앞서 이 대통령은 대선 경선 후보 시절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PBR이 0.1, 0.2인 회사들이 있는데 빨리 사서 청산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시장의 물을 흐리는 것은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이같은 흐름은 오천피 시대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코스피 지수가 4000포인트에서 5000포인트까지 단 87일만에 껑충 뛰어 올랐지만, 이 기간 저PBR 종목의 수는 558개에서 539개로 19개 줄었을 뿐이다.

여기에 포모(FOMO·소외에 대한 두려움) 심리에 의한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1일 기준 신용공여 잔고는 29조821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연일 경신했다. 올 들어서만 6.58%(1조7956억원) 불어났다. 공매도의 선행 지표로 불리는 대차거래 잔고 역시 21일 기준 126조1539억원에 달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강심장도 늘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인버스·레버리지 인버스 ETF 설정액은 2025년 1월 말 7조47억원에서 이달 21일 기준 39조2789억원으로 약 1년여 만에 급증했다.

특히 지수 하락세를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인버스 ETF 유입액이 전체 설정액 증가분의 약 90%를 차지했다. 올해 들어서만 9조2925억원이 추가 유입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수 상승에 환호하면서도 종목 양극화로 인해 그 어느때보다 단기 시세에 베팅하는 공격적 투자 행태에 대해서는 경계감을 나타내고 있다. 하락장에 베팅한 투자자들의 누적 손실 규모가 커진 가운데, 반대로 일부 종목에 쏠린 상승세가 조정을 받을 경우에는 높은 레버리지를 활용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질 수 있어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로의 극심한 자금 쏠림 현상이 완화되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조정이나 매물 소화 국면을 거칠 수 있다”면서 “코스피의 단기 변동성 확대 경계심리도 강화되고 있어 조만간 변동성 확대 구간이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