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리코 흑돼지 등급, 어떻게 나뉘나
by김유성 기자
2019.01.28 17:06:51
방목과 도토리 사료 유무 등 키운 방식에 따라 달라져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이베리코 흑돼지는 이베리아 반도 산간지대에 사는 스페인 토종돼지를 의미한다. 스페인 특산 햄 제품 ‘하몽’을 만드는 주재료다. 하몽은 이들 토종돼지의 앞다리 살과 뒷다리 살로 만든다.
이베리코 흑돼지 고기는 크게 3가지 등급으로 나뉜다. 최고 등급인 ‘베요타’(Bellota)와 그 다음인 ‘세보 데 캄포’(Cebo de Campo), 또 그 다음인 ‘데 세보’(de Cebo)다. 이들 등급은 이베리아 토종 돼지를 키우는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유전적으로 큰 차이는 없다는 뜻이다.
베요타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방목 시기와 도축 시기를 철저히 지켜야 한다. 방목 시기는 도토리 수확철인 10월 1일부터 12월 15일까지다. 이베리아 산간 지역에 방목된 돼지들은 도토리를 먹으며 60일에서 100일 정도 산다. 방목 시 1헥타르 당 돼지는 2마리 이하를 유지해야 한다.
도축 시기는 방목이 끝난 12월15일부터 이듬해 3월31일까지다. 최소 도축 연령은 14개월이다. 도축 시 기준 체중(최소 108kg 이상)에 부합됐을 때 베요타 등급을 받는 게 가능하다.
베요타 등급 안에서도 3가지 종류가 있다. 순수 이베리코 토종 흑돼지는 검은색 라벨을 받는다. 교배종은 빨간색 라벨이 붙는다. 베요타 등급을 받은 돼지고기로 만든 하몽은 전체 유통량의 1~5% 정도다.
다음 등급인 세보 데 캄포도 일정 기간 방목된다는 점에서 베요타와 비슷하다. 다만 도토리와 함께 곡물 사료를 함께 먹는다. 방목 수준도 베요타 등급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지붕이 붙은 농장에서 생활하기도 한다. 세보 데 캄포로 만든 하몽에는 녹색 태그가 붙는다.
데 세보는 이베리코 돼지 중 곡물을 먹고 자란 돼지다. 도토리를 사료로 먹지 않는다. 데 세보로 만든 하몽에는 흰색 태그가 붙는다.
스페인 정부는 이베리코 순수종을 직접 관리하고 있다. 축산업자들은 이베리코 순수종을 의무적으로 등록하고 금속 태그를 장착한다. 혼종도 국가기관에 등록돼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하몽을 만들기 위한 돼지 다리는 사육부터 도축, 제품화까지 추적이 가능하도록 관리된다. 다만 다리 이외 부분은 별도로 관리되지 않는다. 일반 돼지고기처럼 유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