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北, 레드라인 넘으면 우리 대응 알 수 없다”(상보)

by김영환 기자
2017.07.04 17:52:26

北 "ICBM 성공" 주장에 文대통령 엄중 경고
ICBM 성공 여부 확인하면서 대북 대화 기조는 아직 유지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후 청와대에서 방한 중인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를 만나 환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힌 북한에 대해 “한미 정상이 합의한 평화적 방식과 평화구상에 호응하지 않고 레드라인을 넘어설 경우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 알 수가 없다”는 말로 강력 경고했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 사흘만에 다시 미사일 발사 실험에 나선 북한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접견실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와 회담을 통해 “오늘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아직도 북한은 비핵화에 기반한 한반도 평화구상에 호응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고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지 않길 바란다”면서 대북 발언 수위도 높였다.

북한은 이날 오전 9시40분께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오후3시30분 특별중대보도를 통해 “국방과학원 과학자 및 기술자들은 새로 연구개발한 대륙간탄도로켓(ICBM) 화성-14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ICBM 발사 성공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상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넣을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우리를 비롯한 미국의 대북 제재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윤 수석은 ‘레드라인’을 언급한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우리와 미국이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이라며 “(북한이) 계속 도발로 맞선다면 한미 양국이 보다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레드라인에 대한 기준이 어느 정도인지까지는 구체적 설명이 없어 앞으로 한미 양국간 협의를 통해 일정한 기준을 설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레드라인은) 아직까지는 추상적인 개념이고 그 선을 공개하기는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정부는 일단 북한의 ICBM 발사 성공에 대해 분석을 통해 실제 성공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ICBM 여부를 판단하는 프로세스가 며칠 가량의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천명했던 대북 대화 기조도 당분간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대한 강하게 압박하고 제재하면서 한편으로는 대화의 문을 열겠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