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진철 기자
2017.06.15 17:29:07
미국 금리인상.. 국내 주택담보대출 금리부담 늘어날 듯
정부 일부지역 부동산 과열.. LTV DTI 등 규제 카드 예고
하반기 입주물량 부담.. 주택 매매시장 눈치보기 관망세
[이데일리 이진철 김기덕 기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국내 금리도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최근 서울·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부동산시장 과열이 진정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가 오를 경우 대출금을 안고 집을 구입한 수요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직은 절대적인 금리 수준이 낮고 높은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로 인한 매매 전환 수요가 적지 않은 데다 부동산 외에 마땅한 투자처도 부족한 상황이어서 금리 인상만으로 부동산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만만찮다.
금리 상승보다도 정부가 최근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등 수도권과 지방 일부 지역의 집값 급등을 차단하기 위한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 등을 예고하고 있어 부동산시장 전반에 매수 심리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2~3년 전 분양시장 호황 때 많이 공급됐던 주택 물량이 올 하반기 본격적으로 입주할 예정이어서 공급 과잉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하락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발 금리 연상 여파로 우리나라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토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으로 한국의 기준금리가 0.5~1.0%포인트 인상될 경우 주택 매매가격도 0.3~0.6%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보다 시장 금리가 선반영될 개연성이 높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금리 역시 조만간 3~4%대로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집값 급등 지역에 대한 부동산 불법거래 단속에 나선데 이어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과열된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부동산 대책을 곧 내놓을 계획이다.
부동산 대책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급등하던 강남 재건축시장은 요즘 숨고르기에 들어간 상태다. 정부 합동 점검반이 지난 13일부터 집값 급등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권 불법 전매 행위 단속에 나서면서 매수 문의가 끊기고 가격도 약세로 돌아섰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관리처분인가를 앞두고 있는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는 매매 시세가 지난 한달 새 1억원 가까이 뛰었지만 이달 들어 부동산 대책 얘기가 나오면서 거래가 확 줄고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인근 S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 사업 진행 속도가 빨라 이달 초 이 아파트 전용면적 50㎡형 매맷값이 13억원까지 올라도 매물이 없었는데 부동산 대책 발표가 임박하면서 4000만원 가량 떨어진 급매물이 나오고 있는 데도 사려는 사람이 아예 없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형도 시세가 15억1000만원 선으로 보름만에 호가이 2000만원 가량 하락했다. 잠실동 J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달에만해도 매물을 보지도 않고 바로 사겠다던 매수자들이 지금은 일단 대책 내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돌아선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