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가축도 지쳤다…전국 닭·돼지 42만여마리 폐사

by김형욱 기자
2018.07.16 20:03:04

폭염 지속 예보에 가축관리도 비상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16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의 한 축사에서 소들이 선풍기 바람을 쐬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전국적인 폭염에 전국에서 닭·돼지 등 가축 폐사도 잇따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집계한 가축 폭염 피해 현황을 보면 지난 13일 기준 전국에서 42만6065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

종류별로는 밀집 사육 탓에 더위에 약한 닭이 41만4191마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오리 1만마리, 돼지 1874마리가 뒤따랐다. 지역별로는 전북 폐사 마릿수가 17만8236마리로 전체의 41.8%를 차지했다. 피해액도 6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충남에서도 12만8000여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 전남에선 7만4190마리, 경북에선 3만3211마리가 폐사했다. 경남(1만9334마리), 경기(1만7925마리), 충북(1만6959마리)에서도 1만마리 이상이 죽었다.

13일 이후에도 14~16일 사흘 내내 폭염이 이어진 만큼 가축 폐사 규모는 이미 이를 훌쩍 뛰어넘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기상청은 16일 오후 강원 동해안, 경상, 경기, 강원, 충천, 전라, 제주 일부에 폭염 경보, 나머지 대부분 지역엔 폭염 주의보를 발효했다. 이날 한낮 수은주는 대구 37도, 광주·강릉 36도, 대전 35도, 서울 34도, 부산 32도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이 33도를 웃돌았다. 평년보다 약 4∼7도 높다. 기상청은 북태평양 고기압 영향으로 이번 주 내내 폭염이 이어지리라 보고 있다.

농가와 축산당국도 비상이다. 농가는 축사 천장에 스티로폼 단열재를 설치하고 선풍기, 팬을 24시간 가동하고 있다. 닭·돼지 축사에 물을 뿌려 열기를 식히고 물과 비타민을 섞은 사료를 주고 있다. 출하가 임박한 가금류는 조기 출하하고, 전기수요가 급증에 따른 화재 대비에도 나섰다.

국립축산과학원 관계자는 “사람뿐 아니라 가축도 더위에 지친다”며 “스트레스를 받으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사료 섭취량도 줄어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지는 만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