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문재인 "청와대 오시라" 김정은 "불러주면 언제든"

by조진영 기자
2018.04.27 13:34:51

27일 오전 판문점 공개 대화 전문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에서 평화의집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판문점 공동취재단)
[고양=이데일리 특별취재팀 조진영 기자, 판문점 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청와대 방문을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께서 초청하면 언제든지 가겠다”고 답했다.

▲김정은 위원장: 반갑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오시는 데 힘들지 않았습니까?

▲김정은 위원장: 아닙니다.

-문재인 대통령: 반갑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정말 마음 설렘이 그치지 않고요, 이렇게 역사적인 장소에서 만나니까, 또 대통령께서 이런 분계선까지 나와서 맞이해준 데 대해서 정말 감동적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여기까지 온 것은 위원장님 아주 큰 용단이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아니아니, 아닙니다

-문재인 대통령: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반갑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이쪽으로 서실까요? (사진촬영 후) 김 위원장은 남측으로 오시는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겠습니까

▲김정은 위원장: (문 대통령 손 이끌며) 그럼 지금 넘어가볼까요

-문재인 대통령: 외국사람들도 우리 전통 의장대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오늘 보여드린 전통 의장대는 약식이라 아쉽습니다. 청와대에 오시면 훨씬 좋은 장면을 보여드릴 수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아, 그런가요? 대통령께서 초청해주시면 언제라도 청와대에 가겠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오늘 이 자리에 왔다가 사열을 끝내고 돌아가는 분들이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그럼 가시기 전에 남북 공식 수행원 모두 기념으로 사진을 함께 찍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금강산 그림 앞에서 악수하고 사진 촬영 후)악수만 가지고 박수를 받으니까 쑥스럽네요. (참석자들 웃음) 관례가 달라지는 거예요. 원래 북남은 전통적으로 회담장에서 악수를 했단 말이에요 (참석자들 웃음)

-문재인 대통령: (뒤를 돌아 그림을 가리키며)금강산입니다.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 금강산 관광하던 시기에

▲김정은 위원장: (1층 방명록 옆에 있던 그림이 생각한 듯)아까하고 같은 그림입니까?

-문재인 대통령: 아닙니다



▲김정은 위원장: (민정기 화백의 북한산 그림을 보며) 이건 어떤 기법으로 그린 것입니까

-문재인 대통령: 서양화인데 우리 동양적 기법으로 그린 것 입니다 (김중만 작가의 훈민정음을 소개하며) 이 작품은 세종대왕이 만드신 훈민정음 글씨를 작업한 것입니다. 여기에 보면 ‘서로 사맛디’는 ‘서로 통한다’는 뜻입니다. ‘맹가노니’는 ‘만들다’는 뜻입니다. ‘ㅁ’과 ‘ㄱ’을 특별하게 표시했습니다. ‘사맛디’의 ‘ㅁ’은 문재인의 ‘ㅁ’이고 ‘맹가느니’의 ‘ㄱ’은 김 위원장의 ‘ㄱ’입니다

▲김정은 위원장: 세부적인 부분까지 마음을 쓰셨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여기까지 어떻게 오셨습니까

▲김정은 위원장: 새벽에 차를 이용해 개성을 거쳐 왔습니다. 대통령께서도 아침에 일찍 출발하셨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저는 불과 52km 떨어져 있어 한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대통령께서 우리 때문에 NSC에 참석하시느라 새벽잠을 많이 설치셨다는데 새벽에 일어나는게 습관이 되셨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우리 특사단이 (북한에) 갔을 때 (새벽잠을 안깨도록 하겠다고) 선제적으로 말씀해주셔서 앞으로 발뻗고 자게됐다

▲김정은 위원장: (문 대통령께서) 새벽잠을 설치시지 않도록 내가 확인하겠습니다. 불과 200m 오면서 ‘왜이리 멀어보였을까’ 또 ‘왜이리 어려웠을까’ 생각했습니다. 원래 평양에서 문 대통령님을 만날 줄 알았는데 여기서 만난 것이 더 잘됐습니다. 대결의 상징인 장소에서 만나니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가지고 보고 있습니다. 오면서 보니 실향민들과 탈북자, 연평도 주민 등 언제 북한군의 포격이 날아오지 않을까 불안해하던 분들도 오늘 우리 만남에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을 봤습니다. 이 기회를 소중히 해서 남북 사이에 상처가 치유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분단선이 높지도 않은데 많은 사람들이 밟고 지나다 보면 없어지지 않겠습니까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에서 오는데 많은 주민들이 환송해주셨습니다. 그만큼 우리의 만남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파주) 대성동 주민들도 다 나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우리 어깨가 무겁습니다. 오늘 판문점을 시작으로 평양, 서울, 제주도, 백두산으로 만남 이어졌으면 좋겠다. (장백폭포, 성산일출봉 그림 가리키며) 왼쪽에는 장백폭포가 있고 오른쪽은 성산일출봉 그림입니다.

▲김정은 위원장: 대통령께서 백두산에 대해 나보다 더 잘아시는 같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나는 백두산에 가본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중국쪽으로 백두산을 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나는 북측을 통해 꼭 백두산에 가보고 싶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대통령께서 오시면 솔직히 걱정스러운 것이 우리 교통입니다.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습니다. 평창올림픽을 갔다 온 분들이 말하는데 평창 고속열차가 다 좋다고 합니다. 남측의 이런 환경에 있다가 북에 오시면, 참으로 민망스러울 수 있겠습니다. 우리도 준비해서 대통령이 오시면 편히 모실 수 있게 하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북측과 철도가 연결되면 남북이 모두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 이런 것이 6.15 10.4 합의서에 담겨 있는데 10년 세월 동안 그리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남북 관계가 완전히 달라져 그 맥이 끊어진 것이 한스럽습니다. 김 위원장께서 큰 용단으로 10년 동안 끊어졌던 혈맥을 오늘 다시 이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기대가 큰 만큼 회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큰 합의를 해놓고 10년 이상 실천을 못했습니다. 오늘 만남도 그 결과가 제대로 되겠나느라는 하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짧게 걸어오면서 정말 11년이나 걸렸나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 우리가 11년간 못한 것을 100여일 만에 줄기차게 달려왔습니다. 굳은 의지로 함께 손잡고 가면 지금보다야 못해질 수 있겠습니까. 대통령님을 제가 여기서 만나면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래도 친서와 특사를 통해 사전에 대화를 해보니 마음이 편합니다.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중요합니다

-문재인 대통령: (김여정 부부장을 가리키며) 김 부부장은 남쪽에서는 아주 스타가 되었습니다(큰 웃음, 김여정 얼굴 빨개짐) 오늘의 주인공은 김 위원장과 나입니다.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잘 할 겁니다. 과거에는 정권 중간이나 말에 늦게 합의가 이뤄져 정권이 바뀌면 실천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시작한지 이제 1년차입니다. 제 임기 내에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달려온 속도를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김여정 부부장의 부서에서 ‘만리마 속도전’이라는 말을 만들었는데, 남과 북의 통일의 속도로 삼읍시다(웃음)

=임종석 준비위원장: 살얼음판을 걸을 때 빠지지 않으려면 속도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과거를 돌아봤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입니다

▲김정은 위원장: 이제 자주 만납시다. 이제 마음 단단히 굳게 먹고 다시 원점으로 오는 일이 없어야겠습니다. 기대에 부응해 좋은 세상을 만들어 봅시다. 앞으로 우리도 잘하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북측에 큰 사고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수습하시느라 고생이 많았겠습니다. 김 위원장께서 직접 나서 병원에 들러 위로도 하시고, 특별 열차까지 배려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자고 왔고, 우리 사이에 걸리는 문제들에 대해 대통령님과 무릎을 맞대고 풀려고 왔습니다. 꼭 좋은 앞날이 올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한반도의 문제는 우리가 주인입니다. 그러면서도 세계와 함께 가는 우리 민족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 힘으로 이끌고 주변국들이 따라올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