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공항노동자 "우리에게 파업할 권리를 달라" 국회앞 집회
by손의연 기자
2018.09.17 16:51:31
파업 제한하는 필수유지업무 개정 요구
"파업권 없어 노사 관계 불공정" 주장
박창진 "메르스 때 항공노동자 생명담보노동"
| 17일 국회 앞에서 공공운수노조 항공·공항사업장 대표자협의회가 ‘항공·공항노동자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 =손의연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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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재벌 갑질 양산하는 항공노동자 파업권 제한을 폐기해라”
공공운수노조 항공·공항사업장 대표자협의회가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항공·공항노동자 결의대회’를 열고 “항공노동자의 파업권을 제한하는 필수유지업무를 폐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항공운수사업은 중단할 시 공중의 생명건강과 공중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한다는 이유로 필수유지업무로 정해졌다.
협의체는 “이중 국적사 10개, 국내공항 노선 운항 외항사 84개가 경쟁하는 상황에서 국내 항공사 파업이 운수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며 “지금은 과거와 달리 고속철도와 고속도로 등이 발달해 내륙 항공운송을 대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황인수 조종사협회부회장은 “항공노동자의 쟁의권을 박탈한 이유는 노동자의 파업이 항공운수 중단으로 이어져 공익권을 침해한다는 논리였다”며 “현재 저비용 항공사와 외국항공사가 많이 생겨 이들의 수송 분담률이 50%가 넘는 상황에서 항공사의 파업이 공익을 침해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고 꼬집었다.
| 17일 국회 앞에서 열린 ‘항공·공항노동자 결의대회’에서 박창진 대한항공직원연대 노조 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손의연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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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깜짝 등장한 박창진 대한항공직원연대 노조 지부장은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외국 항공사 근로자들은 반드시 마스크 끼고 라텍스 장갑을 착용했음에도 국내 항공 노동자는 생명을 담보로 희생할 수 밖에 없었다”며 “우리가 주장하는 건 한 쪽 편에 서서 생각하지 말고 다른 쪽 약자 입장도 고려해 달라는 외침이다”고 강조했다.
문혜진 공항항만운송본부 아시아나지상여객서비스지부장은 “아시아나 기내식 대란 사태로 많은 동료들이 떠나는 와중에도 회사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며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권을 얻었지만 필수유지업무 때문에 파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항공사에서 노사 관계는 불공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협의체는 결의문을 통해 “항공재벌들의 불법, 갑질 전횡을 뿌리 뽑기 위해 항공운송사업의 필수유지업무 지정을 폐기해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가 나서 항공산업노동자의 과도한 파업권 제한을 중단하고 자정능력을 상실한 항공산업 재벌을 견제할 힘을 노동자들에게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