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진우 기자
2015.12.03 17:25:13
"전대는 당 외부세력과 통합하기 위한 전대만 의미 있어"
"(문·안·박)안 되는 일에 시간 보낼 수 없어…문 열어둘 것"
"당 흔들고 해치는 일 넘기지 않을 것…당 기강 세우겠다"
安, 文 회견에 "당을 어디로 끌고 가려는지 우려" 밝혀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3일 안철수 전 대표가 제안한 혁신 전당대회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분열을 잉태할 수밖에 없다며 수용할 수 없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문 대표는 총선기획단을 구성하는 등 본격적인 총선체제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문 대표는 이날 국회 당대표실에서 연 긴급 기자회견에서 총선을 앞둔 전대를 ‘사생결단 전대’ ‘분열의 전대’로 규정하면서 “총선을 코 앞에 두고 당권 경쟁으로 날을 샐 수는 없다”며 “그러다간 공멸”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대는 당 외부세력과 통합하기 위한 통합 전대의 경우에만 의미가 있다”고 천정배 신당 등 신당파들과의 통합 가능성을 열어놨다.
문 대표는 안 전 대표가 제안한 △낡은진보 청산 △부정부패 척결 △새로운 인재 영입 등 혁신안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는 “혁신위가 만든 혁신안, 안 전 대표가 제안한 혁신, 우리 당에 필요한 더 근본적인 혁신들을 제 책임으로 해나가겠다”고 했다.
문 대표는 자신이 제안한 문(재인)·안(철수)·박(원순) 3인 공동지도체제가 안 전 대표의 거부로 실현되지 않는 것에 대해 “더 이상 안 되는 일에 매달려 시간을 보낼 수는 없다”면서도 “저의 생각은 변함 없으므로 앞으로도 문을 열어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좌고우면하지 않고 총선을 준비해 나가겠다”면서 “빠른 시일 내 총선기획단, 총선정책공약준비단, 호남특위, 인재영입위, 선대위 등을 순차적으로 구성해 총선체제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표는 일부 비주류 의원들이 문 대표 사퇴와 전대 개최, 탈당 시사 등을 한 것을 염두에 둔 듯 “당을 흔들고 해치는 일들도 그냥 넘기지 않겠다”며 “당의 화합을 위해 용인해야 할 경계를 분명히 하고, 그 경계를 넘는 일에 대해서는 정면대응하여 당의 기강을 세우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문 대표는 전북도당위원장인 유성엽 의원과 전남도당위원장인 황주홍 의원이 당무감사를 거부해 당헌당규를 위반했다며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했다. 아들의 로스쿨 졸업시험 통과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 신기남 의원과 피감기관에 자신의 시집을 강매한 의혹의 노영민 의원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 후 윤리심판원 회부를 요청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문 대표가 이른바 친노든 친문이든 비주류든 원칙 앞에 예외는 없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문 대표가 자신이 제안한 혁신 전대를 거부한 것과 관련,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당의 앞길이 걱정”이라며 “당을 어디로 끌고 가려는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비주류의 주승용 최고위원도 “당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며 “더 이상 할 말도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