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美철강관세 보복’ 90일간 보류…“협상 불만족시 발효”

by정다슬 기자
2025.04.10 21:04:44

EU, 15일 부과키로 했던 철강관세 보복조치 보류
"협상의 기회 주고 싶다"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자동차 관세 등은 지속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사진=로이터)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유럽연합(EU)이 10일(현지시간) 내주 시행하기로 했던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한 보복관세 조치를 90일간 보류하기로 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오후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대해서는 상호관세 부과를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미국의 철강 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를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협상이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대응책이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미국시간)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대해 이날부터 부과하기로 해던 상호관세를 유예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미국에 대한 보복관세를 부과한 중국에 대해서는 1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EU는 역시 10일 미국이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에 대해 보복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지만, 관세부과 유예 대상이 됐다. 똑같이 보복조치가 발표됐지만 유럽은 유예되고 중국만 추가관세를 부과하는 이유에 대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유럽은 그것을 위협했지만 (실제로) 시행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EU에 대한 상호관세 유예조치를 시행했지만, 앞서 발표됐던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와 모든 국가에 부과되는 10% 기본관세,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는 유지된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관세 유예조치와는 별개이지만 EU가 당초 15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던 철강·알루미늄 관세조치를 90일 이후로 미루며 한발 더 물러선 셈이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협상할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관세는 기업과 소비자에게만 피해를 주는 세금”이라며 “나는 EU와 미국 간의 무관세 협정을 꾸준히 지지해 왔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EU 집행위가 여전히 유효한 미국의 자동차 관세 25%와 10% 기본관세에 대한 대책을 계속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추가 대책에 대한 준비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며 “모든 선택사항이 여전히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EU는 미국과의 협상과는 별개로 다른 무역관계를 강화해 미국시장의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EU경제권과의 무역에서 상품무역에서는 적자를 내고 있지만 서비스무역에서는 흑자국이다. 이 때문에 EU와 미국의 무역마찰이 격해질 경우, EU가 미국의 서비스 분야, 특히 빅테크를 겨냥해 보복조치를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