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전문가들 "셀트리온 임상 유의미하나 추가 연구 필요"
by왕해나 기자
2021.01.14 19:46:09
박소연 "중등증 이상 진행 억제 효과"
송영준 "사망률 감소는 중증환자 임상해야"
최원석 "가격, 실사용효과 따라 경쟁력 판가름"
[이데일리 왕해나 기자] 셀트리온(068270)이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 CT-P59)’가 임상 2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냈다고 밝혔다. 중등증환자가 중증환자로 진행되는 것을 막고 회복기간도 단축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임상 2상 결과가 고무적이긴 하지만 치료제로서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임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 셀트리온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사진=셀트리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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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전문가들은 렉키로나주가 중등증환자에 대한 효과는 나타났다고 보고 있다. 박소연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등증 이상의 진행을 막는데는 효과가 있다”면서 “환자가 중증이 되면 훨씬 많은 의료자원이 투입되고 합병증과 휴유증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미뤄봤을 때 이를 방지할 수 있다면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증환자에게는 활용도가 높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국내외 총 327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했다. 경증환자가 40%, 폐렴을 가지고 있는 중등증환자가 60%였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항체치료제는 약제 주사로 투여해야 하고 투여시간도 1시간~1시간30분 정도로 길다”면서 “생활치료센터에서 사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임상 2상 결과가 제한적이어서 적정 용량, 치료제로서의 유효성과 안전성 등을 보기 위해서는 대규모 임상 3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셀트리온은 임상 시험 대상자를 렉키로나주 40㎎/㎏ 투여군 101명, 렉키로나주 80㎎/㎏ 투여군 103명, 위약군 103명으로 설정한 뒤 임상을 실시했다. 두 치료제 투여군에서는 임상적 차이가 크게 확인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임상시험을 진행했던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는 “투여 용량별 효과 차이는 없었고 40㎎/㎏ 정도의 용량이면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더 낮은 용량 투여의 효과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임상에서는 여러가지 용량으로 연구를 해서 저용량으로도 고용량과 비슷한 효과를 냈다면 해당 용량을 정해 맞은 사람과 맞지 않은 사람에 대한 임상 연구를 다시 해야한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치료제가 정말 사망률을 줄일 수 있을지도 추가적인 임상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송준영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증환자를 낫게 하거나 사망에 대한 억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중증환자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해야 하는데, 경증·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 연구를 통해서는 해당 효과 확인이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임상은 300명 정도를 대상으로 했지만 임상 3상에서 훨씬 더 많은 수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해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외 수요에 대해서는 가격과 사용효과 등을 더 지켜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셀트리온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에도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최 교수는 “해외에서는 치료과정을 밟는 사람들은 거의 중증질환을 가진 사람들, 산소 치료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이번 임상에서는 중증환자는 제외돼 있으므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봤다. 또 “글로벌 제약사들의 항체 치료제는 200만원대인데 가격을 낮출 수 있다면 수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