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 AI 두뇌..삼성電 신경망 모바일AP `엑시노스9` 신제품 공개(종합)

by양희동 기자
2018.11.14 14:10:05

NPU 탑재해 약 7배 빠른 연산..내장형 AI 구현
데이터 통신 및 클라우드 無..개인 보안 강화
폴더블폰은 물론 자율주행차 등서 두뇌 역할
내장형 AI 확산시 신규 메모리 수요 창출 가능

삼성전자가 NPU를 탑재한 프리미엄 모바일 AP 엑시노스 9(9820). [삼성전자 제공]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인간의 뇌를 닮은 신경망 구조로 인공지능(AI)에 적합한 ‘NPU(Neural Processing Unit·신경망처리장치)’를 탑재한 모바일 AP(AP·Application Processor)를 내놨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 AP에 NPU를 접목하면, 서버없이도 디바이스 자체에서 고도의 AI 연산이 가능한 ‘내장형 AI(On-Device AI)’를 구현할 수 있다. 이 제품은 내년 출시될 ‘폴더블 스마트폰’과 ‘갤럭시S10’ 등에 우선 적용되고, 향후 자율주행차의 핵심 부품으로 개발될 전망이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2020년까지 자사 모든 제품에 내장형 AI를 탑재하겠다는 구상과 맞물려, TV·세탁기·냉장고 등 새로운 메모리 수요 창출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005930)는 14일 향상된 CPU(중앙처리장치) 성능과 통신 속도를 기반으로 AI 연산 속도를 약 7배 향상한 프리미엄 모바일AP ‘엑시노스 9(9820)’을 공개했다. 연내 양산에 들어갈 신제품은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4세대 CPU 코어를 적용하고 설계를 최적화해 성능과 전력효율이 동시에 향상됐다. 또 영상·음성 인식 등에 활용되는 NPU를 탑재해 AI 연산을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신제품에 최신 그래픽 프로세서(Mali-G76)를 탑재해 이전 제품(9810) 대비 그래픽 처리 성능은 약 40%, 전력소모는 약 35% 개선했다. 또 업계 최초 8CA(주파수 묶음) 기능과 초당 2기가비트(Gbps) 다운로드 속도의 통신이 가능한 모뎀을 탑재했다.

신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NPU를 탑재를 통해 7배 빠른 AI 연산 속도가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등에서 인물과 사물의 특징을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 역동적이면서도 재미있는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진을 촬영 할 때 피사체의 형태, 장소, 주변 밝기 등의 환경을 순간적으로 파악하고 최적 값을 자동으로 설정해 최상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특히 NPU를 내장해 기존에 클라우드(Cloud) 서버와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수행하던 인공지능 연산 작업을 모바일 기기 자체적으로 할 수 있어 내장형 AI(On-Device AI)를 구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민감할 수 있는 개인 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신제품은 업계 최초로 8개 주파수 대역을 묶는 기술(LTE Cat.20 8CA·Carrier Aggregation)로 데이터를 최대 초당 2기가비트(Gbps) 속도로 다운로드 가능하고, 초당 최대 316메가비트(Mbps) 속도로 업로드 할 수 있다. 초당 2기가 비트(2Gbps)는 풀HD 고화질 영화(3.7GB)를 15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다.



허국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마케팅팀장(상무)은 “AI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활용도가 높아짐에 따라 모바일 AP에도 향상된 연산 능력과 효율성이 필요하다”며 “엑시노스 9(9820)은 NPU, 고성능 4세대 코어, 2기가비트급 모뎀, 강화된 멀티미디어 성능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NPU를 탑재한 엑시노스9(9820)은 내장형 AI 기술 개발을 가속화시켜 고점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메모리 수요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메모리 시장 규모(매출 기준)은 올해 1321억 6500만 달러(약 150조원)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9년 1205억 5000만 달러, 2020년 1176억 7000만 달러 등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양대 반도체 업체가 약 80%를 장악하고 있는 D램 시장 규모는 2018년 1034억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19년 1015억 달러, 2020년 989억 달러로 줄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수요 감소에 대비해 2020년까지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된 모든 자사 제품(연간 약 5억대)에 AI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다. 이런 AI제품 확대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선 내장형 AI 기술이 필요하고, NPU가 적용된 모바일AP가 그 핵심이다. 서버 연결 없이 기기 내에서 개별적으로 구동되기 내장형 AI가 확산되면, 생성된 데이터를 기기 내에 저장할 추가적인 메모리 수요가 생겨날 수 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NPU 탑재 모바일AP의 개발 및 양산으로 비(非)메모리인 신경망 반도체 분야에서도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게 됐다”며 “스마트폰은 물론 향후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이며 내장형 AI 확산을 통한 메모리 수요 확대에도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