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친구 이체 '차별화', 계좌 개설은 '복잡'..카카오뱅크 직접 써보니

by최성근 기자
2017.07.27 17:23:11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e뉴스 최성근 기자] 국내 2호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27일 오전 7시를 기해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자가 직접 카카오뱅크에 가입하고 계좌개설과 이체 및 송금, 대출을 진행해봤다. 각종 인증이 필요할 때 6자리 번호만으로도 가능해 다른 시중은행 애플리케이션보다 사용하기 편했다. 특히 카카오톡 기반인 만큼 카톡 친구에게 직접 계좌 이체하는 방식은 돋보였다. 다만, 정보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 오류 메시지가 빈번히 발생해 가입하는데 불필요한 시간이 소요되는 점 등은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오후 1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쓰는 기자는 구글플레이에서 ‘카카오뱅크’ 검색을 시도했다. 카카오뱅크, 카카오, 카카오톡, 인터넷뱅크 등을 검색어에 넣었지만 앱은 찾을 수 없었다. 영문(KAKAOBANK)을 치자 그제야 나왔다.

가입부터 계좌 개설까지 절차는 기존 은행보다는 간소해졌지만, 노년층 등 정보 소외 세대가 개설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아 보였다.

먼저 앱을 다운받은 뒤 실행하자 별도의 회원가입 없이 ‘카톡 계정’ ‘휴대전화 번호’ 중 하나를 선택해 로그인할 수 있었다. 개인정보 제공, 이용약관에 동의하자 본격적으로 가입 절차에 들어갔다. 실명정보 확인 절차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했고, 이어 본인 확인 절차를 진행했다. 기자의 휴대전화 번호로 인증번호를 입력했는데, 오픈 첫날이라 그런지 다음 단계인 인증수단 등록으로 넘어가기까지 수차례 오류메시지가 떴다.

인증수단 등록은 지문과 패턴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 지문인증은 안드로이드 6.0 버전 이상에서만 가능해, 저렴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기자는 패턴 방식을 택했다. 이어 인증비밀번호를 입력한 뒤 정보입력과 본인확인을 하자 계좌 개설하기 창이 떴다. 가입 절차가 마무리 된 것이다.

계좌 개설하기 메뉴를 누르자 입출금 통장 개설 창이 열리면서 주소와 직업, 직장명, 직장 주소를 요구했다. 다음엔 거래목적과 자금출처를 입력해야 했다. 거래목적 메뉴에는 급여 및 생활비, 저축 및 투자, 사업상 거래, 결제, 기타(심사후 개설) 항목이 있었다. 자금 출처 메뉴에는 근로 및 연금소득, 퇴직소득, 사업소득, 부동산임대소득, 부동산양도소득, 금융소득, 상속증여, 기타(심사 후 개설)로 돼 있었다. 이어 카카오뱅크 예금 또는 거래가 본인소유인지, 대한민국에만 납세의무가 있는지를 확인했다.

다음엔 ‘카카오뱅크 입출금통장 상품설명서’가 나왔다. 설명서를 반드시 읽으라고 했다. 하지만 휴대전화로 확인하기에는 글씨 크기가 다소 작아 읽기 불편했다. 눈을 부릅뜨고 상품이용약관, 불법탈법 차명거래 금지 설명 확인, 예금자보호법 설명 확인 등을 읽고 체크를 한 뒤 통장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이제 계좌 사용용도를 입력했다. ‘타인으로부터 통장대여 요청을 받은 사실이 있나’ ‘타인으로부터 신용등급 상향, 대출 등의 목적으로 통장개설을 요청받은 사실이 있나’라는 질문에 답한 뒤 ‘통장 양도금지 확인’, ‘금융거래 한도계좌 이체한도 안내’를 확인했다. 이번엔 신분증 확인 순서. 사진촬영모드로 바뀌면서 본인의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을 스마트폰 사진영역에 놓으라는 메시지가 나왔다. 기자의 운전면허증을 넣으니 자동으로 촬영되면서 신분 확인이 마무리됐다.



이번엔 본인 명의로 개설된 타행 계좌번호를 입력해야 했다. 기자가 사용하는 타은행 계좌번호를 입력하자 ‘해당 계좌로 카카오뱅크에서 1원을 보냈다’는 메시지와 함께 입금자로 표시된 단어를 입력해 달라고 했다. 실제 입금된 은행 계좌에 입금자로 표시된 단어를 확인한 뒤 다시 카카오뱅크로 돌아와 해당 단어를 입력했다. 이어 인증 비밀번호를 입력하자 그제야 입출금 계좌 개설이 완료됐다. 개설하는데 시간은 한 시간가량 걸렸다. 절차도 다소 복잡했지만 가입자가 몰려 접속 오류가 빈발해 더 늦어졌다.

개설 후 송금과 수신을 진행해 봤다. 기존 은행 계좌에서 카카오뱅크로 송금을 하기 위해 송금받을 은행 버튼을 누르자 여러 은행 이름과 함께 카카오뱅크가 나왔다. 카카오뱅크 계좌로 송금하자 이상 없이 돈이 들어왔다.

카카오뱅크로 받은 돈을 다시 원래 통장으로 보내봤다. 이체는 기존 계좌이체 방식과 카톡 친구에게 직접 이체하는 방식이 있었다.

계좌이체 방식은 보낼 사람의 은행과 계좌번호를 입력한 뒤 간편비밀번호 6자리를 입력하자 바로 송금이 됐다.

카톡 친구에게 보내기 방식은 더 간단했다. 송금할 금액과 카톡 친구를 선택한 다음 이체하기를 실행했다. 인증비밀번호를 6자리를 입력하자 바로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갔다. 노년층 등 정보 취약 세대들은 절차가 간단한 만큼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악용되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지연 입금과 같은 보완 장치를 두는 게 필요해 보였다.

카톡 친구이체를 받는 사람은 카톡으로 ‘000님이 돈을 보냈다’는 메시지와 함께 입금 받을 은행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입금이 완료된다.

대출을 실행해 봤다. 대출은 마이너스 통장대출, 소액 대출인 비상금 대출, 신용 대출이 있었다.

마이너스 통장대출과 신용대출은 직장인의 경우 신용등급에 따라 최대 1억5000만원 최저 연2.86%로 대출이 가능했다. 비상금 대출은 신용등급에 따라 300만원 한도로 최저 연 3.35% 이자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