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곡동 땅 놓고 여야 서울시장 보선 난타전 지속(종합)
by박태진 기자
2021.03.29 17:47:21
박영선 “거짓말 밝혀져” vs 오세훈 “본질 아냐”
민주당, KBS 보도 근거로 오 후보 사퇴 촉구
국민의힘, 선거 앞두고 편파 보도 꼬집어
지지율에 與 “박빙 예상”…吳, 경각심 가져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D-8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을 둘러싼 여야의 난타전이 지속되고 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은 오 후보의 서울시장 재직 시절(2005년) 내곡동 처가 땅 셀프 보상 의혹을 문제 삼고 있다. 이에 오 후보 측은 선거 때만 되면 등장하는 네거티브(흑색선전) 전략이라고 일축하며 정보공개청구를 하겠다며 맞불을 놨다.
|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10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오세훈(오른쪽)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이 재점화하면서 여야의 난타전이 지속되고 있다.(사진=이데일리DB, 국회사진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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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는 29일 성북구 집중유세 현장에서 재차 오 후보의 서울 내곡동 땅 보상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내곡동 땅의 존재를 몰랐다는 오 후보의 초기 해명과 달리, 과거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 오 후보가 있었다는 KBS 보도를 근거로, 서울시장 직위를 이용한 땅 보상 특혜에 관여했다는 주장이다. 박 후보는 이날 “오 후보의 해명이 거짓으로 밝혀졌다. 오늘 아침에도 말을 살짝 바꿨다”며 “거짓말이냐, 아니냐 이것이 핵심이다. 거짓을 말하는 후보는 뽑아서는 안 된다”고 유권자에 호소했다.
민주당도 오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내곡동 땅 측량 당시 측량팀장이라는 분이 오 후보가 현장에 있었다고 증언한 보도가 있었다”면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가 있었다, 없었다가 중요한 게 아닌데’라고 말했다. 측량현장 간 사실이 없었다고 거짓말한 것은 오 후보다. 비겁하지 않나”라며 작심 비판했다. 민주당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당후보검증TF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공개 삼자대면을 요구하기도 했다.
반면 오 후보는 자신이 2005년 내곡동 처가 땅 측량에 참여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한국국토정보공사에 정보공개청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그곳(한국국토정보공사)에 당시 측량 관련 현안 보고서가 있을 것”이라며 “거기에 누가 측량을 의뢰했는지, 현장에 누가 입회했는지가 모두 기록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연 오세훈 시장이 여기가 보금자리주택, 국민임대주택으로 지정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해서 재산적인 이득을 취했는가, 이게 쟁점인데 왜 자꾸 그 얘기를 하고 있는가”라며 “내가 해명과정에서 했던 얘기 중 사실관계가 다른 것이 나타나면 저를 거짓말쟁이로 몰고 싶은 건데, 이 사건에 본질이 아니다”고 반발했다. 이어 “서류가 가장 정확하다. 그게 나오면 해명이 끝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KBS 방송과 관련해 “공영방송이 선거 때를 맞아 편파적으로 보도하는 것이 과연 공영방송으로서 취해야 하는 태도인가”라고 꼬집었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후 오 후보에 대한 보도와 관련해 KBS 본사를 항의 방문했다. 의원들은 오 후보에 대한 KBS 측의 편향 보도가 도를 넘어 선거에 개입하는 ‘보도농단’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균형 공정보도를 촉구했다.
최근 여론조사에 대해 국민의힘은 낙승을 예상하지만, 민주당은 박빙승부를 예측하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중앙선대위원장은 이날 TBS 라디오 ‘뉴스공장’에 출연해 보선 판세에 대해 “국민들의 분노와 실망이 바닥에 많이 깔려있다는 것을 겸허하게 받아들이지만, 선거는 결국 박빙의 승부로 갈 것이다. 3% 이내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며 “여론조사 기법이 많이 발달하고 있으나 여론조사는 여론조사일 뿐이고 한계는 있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최근 지지율이 박 후보를 앞서고 있지만, 경각심을 놓지 않았다. 그는 이날 “15%, 20% 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말을 전혀 믿지 않는다. 투표하는 날이 휴일이 아니기 때문에 아마 투표율이 60%가 안 될 것”이라며 “그런 상황이라면 여론조사는 별 의미가 없고, 어느 정당이 조직력이 강한가의 싸움이다. 지지율이 조금 앞선다고 해서 쉽게 생각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한국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6~27일 서울 유권자 800명에게 조사한 결과 오 후보의 지지율은 50.5%로 집계됐다. 박 후보는 34.8%로, 두 후보 간 격차는 15.7%포인트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