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속속 확보…`옵티머스 로비 의혹` 수사망 넓히는 檢

by최영지 기자
2020.10.15 17:30:41

서울중앙지검, 검사 18명 매머드급 전담 수사팀 구성
증거 진위 파악에 주력…하나銀 팀장 등 줄소환 예고
로비 밝힐 키맨 정영제·신모씨·이혁진 신병 확보 관건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검찰이 옵티머스 사건 수사팀 인력을 18명으로 대폭 늘리며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확보한 증거물들을 토대로 펀드 사기의 배경 및 자금 사용처는 물론 정·관계 로비 전반으로 수사망을 넓히고 있다.

아울러 정치권 로비 창구로 지목된 연예기획사 신모 전 대표가 검찰 수사에 협력할 뜻을 밝히면서 검찰 수사가 급진전을 보일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옵티머스자산운용에 대해 정관계 로비의혹이 불거지자 검찰이 대대적인 강제수사에 나섰다. (사진=뉴스1)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옵티머스 사건 수사팀인 경제범죄형사부(주민철 부장검사) 수사 지원을 위해 법무부 파견검사 5명, 서울중앙지검 내부 충원 4명을 포함해 총 18명의 검사로 확대 구성된 매머드급 전담 수사팀을 꾸렸다.

법무부가 파견하기로 한 검사 5명은 최종혁(사법연수원 36기), 최재순(37기), 김창섭(37기), 남대주(37기), 남재현(변호사시험 1기) 검사로 알려졌다. 이들이 옵티머스 측의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를 주로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종혁 광주지검 검사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전주고 동문으로 이 지검장이 대검찰청 반부패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소속 연구관으로 근무했다. 최재순 대전지검 검사는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했던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을 조사하며 국정농단 사태 관련 주요 진술을 끌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섭 청주지검 검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 규명 수사를 담당했다. 남대주 광주지검 순천지청 검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 수사에 참여했다. 남재현 서울북부지검 검사는 금감원 조사국 출신으로 공인회계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하나은행에 대한 두 번째 압수수색을 벌인데 이어 하나은행 수탁영업부 A 팀장을 최근 피의자로 입건했다. 검찰은 A 팀장을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3일엔 금융감독원 전직 간부인 윤모 씨 주거지(서울 성동구 소재)를 압수수색하고 소환 조사를 진행했다. 수사팀은 윤 씨가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에게 하나은행 관계자 등 금융계 인사들을 연결해 주는 대가로 수천만 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를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옵티머스가 금감원과 검찰 수사에 대비해 작성한 이른바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 등 확보한 증거에 대한 진위여부 파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 대표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이 문건엔 정관계 유력 인사들의 실명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로비 의혹에 불을 당겼다. 검찰과 여당은 이 문건의 신빙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지만 문건 내용에 나오는 사업들이 실제 추진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어느 지점에서 새롭게 폭발력을 발휘할지 알 수 없는 형국이다.

특히 옵티머스 정치권 로비 창구로 지목된 연예기획사 전 대표 신모 씨에 대한 조사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검찰 조사를 받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검찰의 로비 의혹 수사가 진전을 보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검찰은 신 씨가 김 대표로부터 롤스로이스 차량 등 10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아 정치권 로비스트 역할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로비의 핵심고리로 지목되고 있는 정영제 전 옵티머스 대체투자 대표에 대한 조사도 필수적이지만 잠적한 상태라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김 대표로부터 옵티머스 펀드 판매를 위해 정 전 대표를 통해 NH투자증권 고위관계자에게 접촉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정관계 인사 연루 의혹을 풀 핵심인물로 꼽히는 옵티머스 창업자인 이혁진 전 옵티머스 대표의 신병 확보도 중요한 가운데 검찰은 이 전 대표를 국내로 송환하기 위한 범죄인 인도 절차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