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이주열 "경기위축 장기화 가능성…한미 통화스와프 훌륭한 안전판"

by김경은 기자
2020.03.16 19:33:30

한은, 임시 금통위 개최...0.5%p 금리인하
"금융안정 우려보다 경기부진 장기화 우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0.5%포인트 수준의 ‘빅컷’ 금리인하를 단행하고,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부진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임시 금통위를 열고 오는 17일부터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하향 조정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를 연 0.50~0.75%에서 연 0.25%로 인하하고, 유동성을 충분한 수준으로 관리하기 위해 공개시장운영 대상 증권에 은행채까지 포함하기로 했다.

이 총재는 “코로나19의 확산에 강도, 속도가 저희들 예상했던것보다 훨씬 빠르게 많은 지역으로 퍼졌다”며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히 장기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취약계층의 차입비용을 가능한 한 큰 폭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며 큰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한 배경을 설명했다.

금리인하에 따른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 자극 우려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단기적으로 보면 위축 우려가 상당히 높아졌고 국내 심리도 상당히 타격을 받았다”며 “부동산 가격이 단기적으로 계속 상승세 이어가기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음은 이주열 한은 총재의 일문일답이다.

△코로나19의 확산에 강도, 속도가 저희들 예상했던것보다 훨씬 빠르게 많은 지역으로 퍼져. 영향도 상당히 장기화할 것. 그런 상황에서는 취약부문, 특히 영세 자영업자나 중소기업들이 그 기간동안 어려움을 이겨내게 하기 위해서는 차입비용을 좀 가능한한 큰 폭 낮출 필요가 있어. 주요국 중앙은행, 특히 미국 연준의 큰폭 인하가 좀 더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해줬다.

△아직까지 금융기관의 금융중개기능이 별 문제없이 작동하고 있지만 혹시 신용경계감이 고조된다든가 한다면, 가계나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게되는 상황을 방지해야. 시중 유동성은 풍부하게 유지할 생각.

△지난달 전망을 2.1%로 내놨는데, 그때는 3월쯤 정점이 되고 그이후 진정되는 시나리오. 이렇게까지 전세계적으로 빠른 속도로 늘어날 줄은 예상 외다. 이에 당초 전망했던 숫자보다는 낮아지지 않겠는가. 코로나19 확산을 예단키 어려워 현시점에서는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한다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현재로서는 중요하지도 않다고 생각. 단지 지난번보다는 아래쪽으로 갈 리스크가 훨씬 커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전세계 회사채 시장 규모가 10년동안 50% 증가함. 2019년 말 기준 10조달러에 이를 정도로 크게 확대. 회사채 스프레드와 CDS 스프레드가 전년말 대비 2배 이상 확대. 연준의 적극적인 완화정책으로 어느정도 진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물론 어려운 상황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전체 회사채 시장의 50%에 해당하는 트리플 B등급 회사채가 지금은 투자적격 등급이지만, 그것이 투기등급으로 하락할 경우 그럴 경우에는 상당히 시장에 불안을 야기.

△여력을 말할때는 실효하한 염두에 두고 말하는것 같다. 일반적으로 실효하한 밑으로 내리긴 곤란하니까. 사실 실효하한은 고정된게 아니고 소위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의 변화, 특히 주요국의 정책금리 변화, 이런것에 따라 상당히 가변적. 그래서 어쨌든 한국은행으로서는 그런 여러가지 경제여건 변화에 대해서 모든 수단을 다 망라해서 적절히 대응할 준비가 되어있다.

△주요국 정부 중앙은행 노력에도 불구, 금융시장이 불안해하는것은 각국의 통화정책 만으로는 근본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게 첫번째. 그리고 만약 이것이 코로나19 상황이 조기에 종료되지 않는다면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어질게 아니겠느냐는 우려. 어떻든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대응, 공조는 시장의 불안심리를 완화하는데는 기여할 것으로 기대해본다.

△2008년 금융위기때 우리가 국내 외환시장 불안해졌을 때 한미통화스왑이 시장을 안정시키는데 큰 기여를 했다. 외환건전성이 낮아질 경우에 통화스왑 특히 기축통화, 미국과의 통화스왑은 상당히 훌륭한 안전판이 됐다. 그러나 더이상 이자리에서 스왑을 어떻게 할건지는 구체적으로 자세히 언급하기는 곤란하다. 최근에 스왑 레이트가 급락한 것은 미 달러화 자금시장 조달여건이 이전보다 나빠졌고 CDS 프리미엄 상승하는 등 대외차입 여건이 악화. 글로벌 시장에서는 소위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되고, 기관투자가들의 단기적 외화자금 수요가 증가하는 등 이런 것들이 다 같이 함께 작용해서 나타난 현상이다. 현재 국내은행의 외화자금 사정은 아직까지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불확실성 워낙 크기 때문에 우리가 스왑시장이나 외화자금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나가도록 하겠다.

△원·달러 환율은 대외금리차 영향을 받는다. 그런데 국제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가 어떻게 바뀌는지 투자심리에도 주로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미 연준이 대폭 금리를 내려서 그걸 좀더 감안하면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환율상승압력, 자본유출, 그것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어떻든 이런 쪽에는 불확실성 워낙 크고, 상황이 우리가 본대로 예상외로 흘러갈 가능성을 늘 우려하고 있어서 움직임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

△지금 판단해도 2월에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적절한 조치같다고 생각한다. 만일 그때 금리인하를 했다면 시장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때보다도 지금상황이 더 리스크 높아졌지만 그때도 경제상황 상당히 엄중하다고 말했었다. 그리고 과거에 전염병 사례보다도 더 영향이 크고 오래갈거라고 했었다. 그런 인식을 금통위가 다 하고 있었다. 그러나 잘 아시다시피 통화정책 여력이 크지 않아 제로금리까지 못가는상황에서는 기준금리 조정은 타임리하게 시점을 잘 골라야겠다. 그래서 재정정책과의 조화도 그때 언급했었다. 오늘 금리를 인하하기까지 과정을 보면 아직 단정할 수 없지만 확진자 급증세가 많이 꺾였다. 그리고 다른나라가 주요국이 정책금리를 이미 낮춘 시점이고, 이 시점에서는 2월보다 지금이 오히려 금리인하 효과가 더 잘 나타날 것으로 판단했다. 실기론이라고 하는것은 잘 짚어보시면 아마 타이밍은 지금이 훨씬 적기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할거다.

△사실상 우리가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영향을 정확히 가늠할 수 없지만 상당히 충격의 정도가 크다. 그리고 이것은 현재 실물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소비위축이나, 생산차질, 이렇게 실물에서 나타나지만 금융쪽으로 퍼질 가능성도 있다. 한은이 단계별로 취할수 있는 모든 수단은 모두 테이블위에 올려놓고 점검도 했고. 오늘은 일단 금리와 유동성 공급 확충 기반을 다지는 의미에서 대상증권 확대했고 취약부분에 대한 자금 차입비용 낮췄고. 우리가 한은법상 우리가 할수 있는 정책수단은 모두 테이블위에 올려놓고 그때그때 필요한 대응해나갈거라고 답하겠다.

△시장 변동성이 국제시장 변동성에 크게 영향받아. 그만큼 이 상황에 대해서는 방향을 정할수 없기 때문에 이렇게 나오는 것. 그래서 어느정도 코로나19 확산의 속도와 강도가 진정되고 잡히기 전까지는 금융시장의 불안정성 지속되지 않겠는가 생각. 펀더멘탈 보다는 그런 시장불안을 반영한 것.

△지금 단기적으로 보면 글로벌 경기위축 우려가 상당히 높아졌고 국내 심리도 상당히 타격. 그렇게 보면 단기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계속 상승세 이어가기는 어렵지 않나. 우리가 물론 좀 염두에 두는건 상황이 잘 진정되고 경제활동 정상적인 수순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그때는 어떻게 될까. 그런 걱정을 안하는 건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여러가지 여건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는 주택가격 상승세는 제한될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지금은 실물경기에 미치는 충격의 정도가 워낙 크므로 특히 사태가 몇 달 간다고 보면, 취약부문 소위 자영업자 특히 서비스업 중심으로 생존할 수 있는걸 지원하는 것이 상당히 우선돼야 하지 않느냐고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