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세계 최대 공매도 중개 기업, 한국과 시스템 연동…불법 공매도 차단 물꼬
by지영의 기자
2025.02.19 18:39:05
글로벌 최대 공매도 정보 플랫폼 기업 에퀼랜드
한국증권대차와 시스템 연동 계약
외국인 무차입 공매도 방지턱 마련
[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기자] 금융당국이 내달 말부터 공매도를 재개할 예정인 가운데 해외 최대 공매도 관련 중개 플랫폼 기업 ‘에퀼렌드(EquiLend)’가 국내 증권사들과 시스템을 연동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차 거래를 전산화된 방식으로 제공하게 될 전망이다. 에퀼렌드는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드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을 비롯한 외국인 투자자 다수가 대차거래 정보를 보관하는 글로벌 공매도 관련 서비스 기업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법 공매도까지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 및 금융당국에 따르면 글로벌 대차거래 중개 플랫폼 업체 에퀼렌드가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한국증권대차와 시스템 연동 계약을 맺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증권대차는 금융위원회가 지정한 혁신금융사업자로, 대차거래 전산화 중개 플랫폼 트루웹을 운영하는 곳이다. 글로벌 IB인 UBS,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등 국내외 다수의 증권사들이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 여의도 증권가(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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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최대 공매도 정보사업자가 국내 증권사 다수가 사용하는 한국증권대차의 플랫폼과 시스템을 연동한 것은 국내 공매도 체계 개선에 의미가 클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국내 증권사들이 글로벌 투자은행들과 채팅, 전화, 이메일을 통한 수작업 방식으로 거래를 해왔으나, 이번 시스템 연동을 통해 전산 거래 방식으로 바뀔 전망이다. 외국인 투자자들과의 대차거래 전산화가 이뤄지면 무차입공매도의 원인으로 꼽히는 수기 방식의 잔고관리 및 검증 오류를 차단할 수 있다.
그동안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핵심 요구사안 중 하나는 불법 공매도를 차단하는 전산시스템 구축이었다.
그러나 정부가 국내 증권사들의 공매도 거래 및 잔고 전산화를 의무화 하도록 지도하고 감독할 수는 있어도, 정작 문제로 꼽혀온 해외 투자자들의 무차입 공매도 여부를 감시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해외 IB들의 대차거래(주식 대여) 동향을 실시간으로 감독할 수 없어서다. 글로벌 IB들이 무차입공매도를 하다 적발된 사례가 다수 발생해온 배경이다.
에퀼렌드는 글로벌 IB들이 지난 2001년에 공동설립한 대차거래 정보 회사로,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JP모건, 메릴린치, 리먼브러더스, 베어스턴스, 노던 트러스트, 스테이트 스트리트, UBS 등 대형사들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이번 시스템 연동 계약으로 국내 증권사들이 대부분의 해외 IB와 전산거래 방식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되고, 해외 IB는 대차거래 내역을 공매도 잔고에 자동으로 반영할 수 있게 된다.
한국증권대차 관계자는 계약에 대해 “당국 승인이 필요한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줄 수는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