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법관대표회의 "신속·공정한 재판 위해 법관 증원 절실"
by이성웅 기자
2021.02.01 15:48:03
민사소송 처리기간 길어지며 법원 판결 공정성 악화
현직 법관 대부분 법관 증원에 동의
"업무부족 기간 고려하면 약 900명 증원 필요"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법관과 대법관 증원이 절실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현재 수준의 인원으론 판사 1인당 업무 부담이 과중할 뿐더러 공정하고 신속한 재판 수행에도 차질을 빚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 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등기국에서 전국법관대표회의가 ‘법관의 업무 부담 분석과 바람직한 법관 정원에 관한 모색’을 주제로 온라인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전국법관대표회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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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법관대표회의는 1일 ‘법관의 업무 부담 분석과 바람직한 법관 정원에 관한 모색’을 주제로 온라인 토론회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법원 내외부에서 법관의 업무 부담이 증가하고 법관 인력 조정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마련됐다. 2019년 기준 판사 정원은 3228명이지만 현원은 2966명으로 충원율 92% 수준이다.
이에 대해 한국법경제획회장인 김두얼 교수는 “판사 1명이 극단적으로 긴 시간을 일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사건 하나에 실제 투입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지 않다”며 “민사소송을 중심으로 처리기간은 40년 동안 계속 증가하고 항소율 역시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통계적 관점에서 볼 때 법원 판결의 신속성과 공정성 지표가 나빠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력과 자원 확충을 통한 판사의 업무 경감 정책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윤민 의정부지법 판사는 미국의 사례를 들어 법관의 업무부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분석하고 이를 계량화해 법관수요를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 연방대법원은 사건가중치를 고려한 연간 사건 수가 각 연방지방법원의 법관 1인당 430건을 넘으면, 2년에 한 번씩 의회에 해당 법원의 법관 증원을 요구한다.
홍보람 사법정책연구원 박사는 설문조사를 통해 법관들 역시 증원을 바라고 있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홍 박사가 현직법관 67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평균 주 52시간 이상 근무하는 법관은 48%에 달했다. 주말 근무는 60%, 주 3회 이상 야근하는 경우도 50%에 달했다. 특히 평균 근무시간이 길수록 심리적 탈진을 경험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홍 박사는 “재직연수의 고하와 상관없이 모든 법관들이 공통적으로 법관 증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며 “법관들은 바람직한 증원 규모로 300~600명을 꼽았지만 업무부족시간을 기준으로 부족한 법관인원을 산출하면 약 900명 증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이번 토론회에서 제시된 내용을 분석하고 제시된 의견에 관한 요약 보고서를 작성해 사법행정기구 및 국회, 법무부 등에 전달할 계획이다. 아울러 사법행정기구 및 연구단체에 구체적인 후속 과제의 연구와 논의를 제안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