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성격 그대로”…3200만원에 ‘죽은 강아지’ 복제했다
by이로원 기자
2025.03.11 19:37:12
中복제 회사, 반려견 피부 샘플 채취…배아 생성
대리모견에 이식해 복제 강아지 출산시켜
“대체품 아닌 독립적 생명체로 보고 있어”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중국의 한 여성이 자신이 기르던 반려견이 숨지자 16만 위안(약 3200만원)을 들여 죽은 반려견을 복제해내 화제다. 복제된 반려견은 외모는 물론 성격까지 원래 반려동물과 쌍둥이처럼 비슷했다.
1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항저우 출신의 쉬씨는 2011년 ‘조커’라는 이름의 도베르만핀셔를 입양했다. 조커는 쉬씨가 혼자 살던 시절 “대체할 수 없는 안정감”을 제공해주는 충성스럽고 용감한 동반자였다.
조커는 9살이 됐을 무렵 목에 생긴 악성 육종을 수술받았다. 쉬씨는 마취의 위험 때문에 진정제 없이 수술을 진행했지만 조커가 침착하게 수술을 받았다고 회상하며 “늘 믿음직하고 강인했으며, 용감하게 고통을 견뎌냈다”고 말했다.
10살이 되자 조커는 심장 문제가 생겨 기침, 경련 등의 증상을 보였다. 쉬씨는 2주마다 상하이의 동물병원으로 조커를 데려가 치료받게 했다. 그러나 2022년 11월, 11살이 된 조커는 심장마비로 숨졌다.
조커의 죽음 이후 쉬씨는 불면증은 물론 면역력 저하와 잦은 질병에 시달렸다. 그는 “조커는 내 가장 가까운 친구였다. 학교부터 직장에 다닐 때까지 10년간 내 인생을 함께했다”고 말했다.
의료 분야 종사자인 쉬씨는 몇 년간 중국의 반려동물 복제 산업에 관심을 가져왔다. 2017년 중국에서 첫 번째 복제견이 태어났을 때, 그녀는 여러 반려동물 복제 전문가와 상담했다.
결국 그는 조커의 복제를 결정하고 16만 위안을 선금으로 냈다. 복제 회사는 조커의 복부와 귀 끝에서 피부 샘플을 채취해 다른 개의 난자와 결합해 배아를 만든 다음, 이를 대리모견에 이식해 복제된 조커를 출산하게 했다.
지난해 설이 되자 쉬씨는 강아지를 시설에서 데려왔다. ‘리틀 조커’라는 이름도 지었다. 그녀는 리틀 조커와 함께 지내면서 원래 조커와 많은 유사점을 발견했다. 코 근처의 검은 점을 포함해 외모가 거의 동일했다.
리틀 조커는 양말을 훔치는 것을 좋아하고 물 마시는 방식도 같았으며, 조커의 순종적이고 온순한 성격을 그대로 닮았다.
쉬씨는 “리틀 조커를 돌보면서 조커를 잃은 고통을 잠시 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쉬씨는 “리틀 조커를 대체품이 아닌 독립적인 생명체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커를 키울 때는 경험이 부족해 후회가 많이 남는다. 리틀 조커는 반려견을 충분히 돌볼 두 번째 기회를 줬다”고 덧붙였다.
쉬씨가 자신의 사연을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하자 한 누리꾼은 “쉬씨의 결정을 지지한다. 복제로 죽은 것을 되살리지는 못하지만 사랑을 지속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누리꾼은 “개의 영혼은 복제할 수 없다. 상실감을 극복하기 위해 반려동물 복제라는 방법을 쓰는 건 매우 인간 중심적인 접근이다. 모든 사람은 슬픔을 다루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지만, 복제는 건강한 해결책이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