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안전성 충분히 규명" vs 식약처 "주성분 자체가 없다"

by강경훈 기자
2019.07.23 19:28:26

허가 취소 행정소송 23일 열려
문제의 신장세포 안전성 첨예하게 대립
코오롱 측, "실수 인정…안전성은 문제 없다"
식약처, "허가받은 세포 자체가 사라져"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이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상대로 제기한 인보사(사진) 품목허가 취소 행정소송에서 안전성에 대해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양 측은 23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홍순욱) 심리로 열린 집행정지 심문에서 4시간 여 동안 공방을 주고받았다.

인보사는 사람의 연골세포가 든 1액과 연골세포의 성장인자(TGF-β1)를 잘 만들도록 형질전환한 세포가 든 2액으로 구성된 세계 최초 퇴행성관절염 유전자치료제로 2017년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당초 이 2액은 형질전환한 연골세포가 주성분으로 알려졌지만 지난 4월 형질전환 신장세포로 밝혀지면서 식약처가 품목허가 이달 초 품목허가를 취소했고, 코오롱 측은 즉각 행정소송과 처분 효력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코오롱 측은 “인보사 제조 과정에서 필터링의 미흡으로 걸러졌어야 할 신장세포가 섞인 것으로 추측한다”며 “신장세포가 무한정 분화하는 종양원성을 가졌다고 해도 방사선 조사 등으로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 측은 “안전성과 유효성의 문제가 아니라 ‘주성분’이 없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형질전환 연골세포를 이용해 약을 만든다고 허가를 받았는데 그 세포 자체가 없었다는 게 밝혀져 허가취소 결정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심문에서 인보사의 안전성이 쟁점이었다. 특히 신장세포의 종양원성과 이를 관리하기 위한 방사선 조사에 대해 양측의 의견이 엇갈렸다. 인보사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950160)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인보사의 미국 3상 일지 중지 명령을 받은 상황이다. 식약처는 이에 대해 “신장세포의 종양원성 때문에 FDA가 임상시험을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코오롱 측은 “종양원성 차단 방법에 대한 자료를 부가적으로 제출하라는 뜻일 뿐 신장세포의 종양원성 그 자체가 FDA가 임상3상을 중단한 직접적인 사유가 아니다”라고 맞섰다.

코오롱 측 변호사는 “자발적 판매 중지와 유통 중단 상황으로 시장에서 더 이상 처방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여기에 더해 허가취소까지 확정되면 곧 시작할 장기추적조사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허가취소를 중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보관 중인 원료의약품도 폐기해야 한다”며 “관리 소홀로 인보사가 외부로 불법 유통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양측의 주장이 대립하고 보완할 자료가 있는 만큼 당초 예정됐던 최종 결정 기일을 29일에서 다음달 12일이나 13일로 연기했다. 이에 따라 잠정 효력정지도 내달 13일까지로 연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