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家 대표 이서현, 신춘호 조문…孫 "정경유착 멀리하던 인물"

by김무연 기자
2021.03.29 17:31:01

조문 사흘째 각계 인사 추모 물결
손경식 "역사의 증인", 박찬호 "경제에 큰 발자취"
손학규 "기업이 국가를 도운 사례"

[이데일리 김무연 전재욱 기자] 신춘호 농심 회장 별세 사흘째인 29일 빈소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발걸음이 각계에서 이어졌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이날 오후 조문하고서 취재진을 만나 “식품업계 거인이자 경제계 거인, 그리고 역사적 증인이었다”고 신 회장을 기억했다. 그는 “생존했을 때 너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우리 경제와 기업 발전에 많은 것을 쏟으셨기에 이제 영면하길 바란다”고 빌었다.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왼쪽)과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실장(사장)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신춘호 농심 회장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삼성가를 대표해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남편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이 이사장은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녀이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은 “대한상의 의장을 하던 시절 고인과 인연이 있어서 조문왔다”고 말했다.

정계 인사의 조문은 유난히 드물었다. 정치인 가운데 국민의힘 구자근·권영세·정진석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 무소속 윤상현 의원 등이 조기를 보내어 추모한 정도였다.

이날 빈소를 찾은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신 회장이) 정경유착을 경계해 정치인을 안 만나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기업을 도와야 하는데, 기업이 국가를 도운 사례”라고 했다.

신동원 농심 부회장과 연이 있는 야구선수 박찬호 씨는 “한국 경제에 큰 발자취를 남긴 신 회장이 떠나서 아쉬운 마음이 크다”고 했다. 이어 “(내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문으로 있을 때, ‘신라면’ 컵 조형물을 구장에 설치하도록 (신 회장이) 도왔다”며 “한국 대표 식품을 메이저리그 대표 구장에 설치해 자랑스러웠다”고 기억했다.



김남호 DB그룹 회장, 이건영 대한제분 회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임정배 대상 사장,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 이건준 BGF리테일 대표, 강희석 이마트 대표 등이 차례로 조문을 마쳤다.

일반인 추모도 이어졌다. 농심에 따르면, 전날 느지막이 조문을 온 중년 남성은 자신을 “1981년 율촌장학회로부터 지원을 받아 학업을 마쳤던 사람”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1960년생 전후로 추정되는 이 남성은 “관계자들에게 신 회장과의 인연만 알리고 자리를 떴다”고 농심 관계자는 설명했다. 자신을 농심 라면 공장의 여공이라고 밝힌 중년 여성이 다녀가기도 했다.

친가 롯데 측에서는 연일 중량감 있는 인사를 보내 고인을 기렸다. 첫날 황각규 전 롯데지주 부회장, 이튿날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에 이어. 이날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 사장이 빈소를 찾았다.

조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이날 오후 5시20분 현재 빈소를 찾지 못했다. 일본에 머무느라 조문하지 못하는 처지이다. 두 조카가 보낸 근조 화환만이 신 회장의 곁을 지키고 있다.

신 회장 발인은 30일 오전 5시에 진행된다. 운구는 오전 7시께 농심 본사에 도착해 영결식을 치르고서 장지인 경남 밀양 선영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