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의혹’ 관련자 4번째 숨져…유사 사건 반복에 파장 확산

by이배운 기자
2022.07.28 18:41:03

‘법인카드 유용 의혹’ 참고인 숨져…극단적 선택 추정
‘대장동특혜’ ‘변호사비’ 의혹 관련자 연이은 사망
경찰 ‘사망자, 피의자 전환 가능성 없었다’…속단 금물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의혹과 관련된 인물이 4번째 숨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수사기관은 앞선 세 사망 사건에 대해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결론 내렸지만, 유사한 사건이 거듭 반복된 탓에 사망 배경을 둘러싼 의구심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의원의 배우자 김혜경 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던 40대 남성 A씨가 지난 26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의혹의 핵심 인물인 배모씨의 지인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장에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법조계는 이 의원을 둘러싼 여러 사법리스크 중에서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수사 진도가 가장 빠르고 기소 가능성도 크다고 보고 있다. A씨의 사망과 해당 의혹이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증폭되는 대목이다.

경찰은 지난 4월 해당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경기도청을 압수수색했고 영장에는 이 의원과 김 씨가 5억5000만원 가량의 국고 손실 혐의 공범으로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 의혹과 연관된 인물의 죽음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도 의구심을 키운다. 앞서 지난해 12월 10일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관계자인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유 전 본부장은 화천대유자산관리에 유리한 수익배분 구조를 설계하는 데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는 중이었다.



같은 달 21일에는 김문기 전 성남도공 개발사업1처장이 극단적 선택을 해 파장이 일었다. 김 전 처장은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화천대유에 점수를 몰아줬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었다.

지난 1월 11일에는 시민단체 ‘깨어있는시민연대당’ 관계자 이 모 씨가 서울 양천구의 한 모텔에서 돌연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이른바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 최초 제보자였다.

아울러 지난 4월에는 대장동 의혹에 연루돼 구속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공 본부장이 구치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장동 핵심 관련자들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면서 의혹의 ‘윗선’으로 향하는 연결고리가 끊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 대목이다.

법조계는 수사를 받는 ‘아랫선’ 인물이 ‘윗선’의 죄상과 책임을 모두 떠안게 될 수도 있다고 인식할 경우 큰 좌절감을 느끼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한다.다만 이번에 사망한 A씨는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해 피고인 신분이 아닌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고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없었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따라서 A씨의 극단적 선택 배경을 이번 의혹 수사와 무리하게 연관 짓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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