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유통은 ‘데이터·커머스·미디어’ 결합체”
by김정유 기자
2025.12.04 16:32:28
국회 온라인유통산업발전포럼 토론회 4일 개최
AI전환 이전 디지털전환 필수, ‘리테일 미디어’ 핵심
데이터의 중요성 부각, 온라인 유통 변화 시급
AI시대 인력 육성 중요, 생태계 지원 필요해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인공지능(AI) 시대 리테일(유통)은 단순 상품 판매자가 아닌 데이터·커머스·미디어의 소비자 중심 결합이다.”
| | 국회 온라인유통산업발전포럼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패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정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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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서울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온라인유통산업발전포럼 토론회에 참석해 “AI 전환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디지털전환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조직·업무 전반의 고도화 과정”이라며 이 같이 강조했다.
국회 온라인유통산업발전포럼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는 ‘AI 전환과 이커머스 혁신’를 주제로 했다. AI시대 온라인유통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AI 거버넌스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박 교수는 “글로벌 유통기업들은 AI를 활용한 개인화 추천, 수요예측, 리테일 미디어 등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AI를 활용한 소비자의 문제 해결은 소비자 구매여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AI시대를 맞는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첫 발은 디지털전환이다. 박 교수는 디지털전환의 핵심으로 ‘리테일 미디어’를 꼽았다. 리테일 미디어는 유통사가 보유한 고객 데이터와 쇼핑 플랫폼을 활용해 광고·마케팅을 수행하는 사업 모델이다. 박 교수는 “리테일 미디어는 이커머스 디지털전환의 대표 사례이며, AI전환 성공을 위한 발판”이라고 지칭했다.
그는 “리테일 미디어는 과거 구매 정보와 같은 유통업체 장점을 살린 데이터를 통해 광고와 추천이 가능하고, 단순 상품 판매에 마진을 붙여 이윤을 남기는 구조에 비해 수익률도 높다”며 “실제 미국 아마존과 월마트가 리테일 미디어를 잘 활용 중인 사례다. 이처럼 유통의 본질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리테일 데이터는 가장 가치 있는 데이터로, AI는 이를 활용한 새로운 가치 창출을 증폭시킬 것”이라며 “국내 유통산업도 데이터 통합, 조직 역량 강화, AI 기반 서비스 혁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정연승 단국대 경영대학원장이 좌장을 맡고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교수 △장원주 SSG닷컴 데이터 담당 △김요한 GS리테일 홈쇼핑 AX부문장 △김시광 컬리 대외정책실장 △김태희 산업통상부 유통물류과장 △김현동 중소벤처기업부 판로정책과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조춘한 교수는 “AI의 핵심은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비즈니스 모델로 만드는 일”이라며 “이를 운영하는 사람의 이해·윤리·거버넌스가 산업의 질을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개발자 중심의 AI 개발이 아닌 마케팅, 물류, MD 담당자들을 초점으로 한 AI 설계가 필요하다”며 “기회주의를 줄이는 방법, 창의적인 활용 방안, 전문가 육성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참석한 기업들은 AI 인프라 및 생태계에 대한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장원주 SSG닷컴 담당은 “글로벌 AI 플랫폼의 검색·구매 트렌드에 대비해 국내 플랫폼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만큼 AI 학습용 크롤링 기준, 데이터 주권 보호, GPU 인프라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요한 GS리테일 부문장은 “쇼핑 에이전트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리스크 요인에 대한 대비와 다양한 이해관계자 논의 및 관련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김시광 컬리 실장은 자사 AI 활용 사례를 소개하며 “전 구성원의 AI 역량 강화가 핵심”이라고 밝혔다.
김태희 산업통상부 과장은 “현재 산업부는 제조업 전 부문의 AI전환(AX) 정책을 도입해 추진하고 있고, 특히 유통물류 얼라이언스를 구성해 협력체계를 구성하고 있다”며 “앞으로 유통 혁신 로드맵을 만들기 위한 AI 혁신 방안을 만들고 구체화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국회 포럼은 AI 기반 유통환경 변화 속에서 산업 경쟁력, 공정한 시장 질서, 소비자 보호 등 핵심 과제를 점검하기 위한 자리다. 향후 온라인 유통산업의 지속가능한 AI 전환과 안전한 디지털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정책적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