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강경훈 기자
2016.09.29 18:39:44
15년 동안 9000억원 R&D에 투자
28건 신약 프로젝트 진행 중
국내 제약사 수출 줄이어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한미약품의 이번 RAF 표적 항암제 HM95573 기술수출은 지난해 한미약품이 이룩한 7조8000억원대의 기술수출이 어쩌다 운이 좋아 이룩한 결과물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됐다. 15년간 우직하게 진행한 연구개발이 드디어 빛을 보게 됐다는 신호탄이라는 것이다.
남들이 평생 하기도 힘든 기술수출을 1년 반만에 5건이나 성사시킨 한미약품(128940)의 저력에는 지속적인 R&D 투자가 바탕이 됐다.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사 중 R&D 규모가 가장 큰 회사다. 15년 동안 R&D에 투입한 금액이 9000억원에 이르며 지난해에만 1870억원을 R&D에 쏟아부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한미약품은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신약개발에 무리한 투자를 하는 회사’ ‘너무 많이 R&D에 투자하는 회사’라는 손가락질을 받았다. 하지만 한미약품은 지난해 체결한 대형 기술수출 4건으로 1조317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단숨에 국내 제약사 중 매출 1위로 올라섰다.
더 희망적인 것은 앞으로 글로벌 제약사들에게 어필할 신약 후보물질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승우 한미약품 홍보팀장은 “독자적인 약효지속 기술인 랩스커버리 기술을 바탕으로 한 내분비질환 치료제, 차세대 표적 항암제 등 28건의 R&D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시장에 잇따른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국내 제약사들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각도 달라졌다.
LG생명과학(068870)은 올해 상반기에 필러인 이브아르,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 등을 1020억원 어치 수출했으며 일양약품(007570)은 지난 2일 러시아 1위 제약사인 알팜社와 국산 14호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놀텍’을 2억 달러(약 2200억원)에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또 보령제약(003850)도 최근 자체 개발한 고혈압 신약 카나브와 카나브 복합제 투베로, 듀카브 등을 중남미 25개국에 2723만 달러(약 300억원)에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