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악재 피했다" 대형 항공사, 2분기 실적 고공비행(종합)

by신정은 기자
2017.08.10 18:30:58

대한항공, 영업익 1728억원..8.5%↑
아시아나항공, 매출·영업익 6년만에 최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국내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이 비수기와 중국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악재를 딛고 2분기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항공사들은 10월 추석 황금연휴를 앞두고 있는데다 항공화물 기대 수요도 적지 않아 하반기에도 실적 호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조9052억원, 영업이익 17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 8.5% 증가했다고 10일 밝혔다. 그러나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환산차손이 커져 당기순손실은 2003억원으로 적자를 이어갔다.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1조4919억원으로 전년보다 8.5% 늘었다. 영업이익은 428억원으로 무려 48.7%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익 모두 지난 2011년 이후 2분기 기준 6년만에 최대 실적이다. 다만 대한항공과 마찬가지로 환율 상승 영향으로 손실 폭이 커지며 당기순손실 748억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가 항공업계 비수기인 만큼 적극적인 수요 개발에 힘썼다. 특히 사드 배치 관련 중국노선 수요 감소에 대응해 중국노선 공급을 줄이고 동남아, 일본 등 대체 노선 공급을 확대하는 전략을 펼쳤다. 또 미주, 유럽 등 장거리 노선 마케팅을 강화하고 신형 기종을 도입해 기재 경쟁력도 높였다.

이로 인해 대한항공은 여객 부문 전체 수송객이 3%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유럽노선 14%, 동남아노선 11%, 대양주노선 4%, 미주노선 1% 등 대다수 노선에 걸쳐 수송실적(RPK)이 성장했다. 특히 한국발 수송객이 12% 늘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중국노선 수요가 줄었지만 유럽, 동남아, 일본 노선 수요가 늘었다. 특히 유럽노선은 테러 등 정세불안이 진정되면서 매출이 큰 폭의 신장세(+55%)를 보였다. 국내선도 연휴 기간 제주노선이 호조를 보이며 매출이 11% 증가했다.



세계적인 경기 회복에 따른 항공화물 수송량이 증가한 것도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6월 기준 인천공항 화물수송량은 24만t으로 전년대비 4.4% 증가했다. 국제 유가도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대한항공은 화물 부문에서 일본노선 21%, 대양주노선 18%, 동남아노선 11%, 미주노선 2% 등 대다수 노선에 걸쳐 수송실적(FTK)이 증가했다. 전체 수송톤 또한 6% 늘었다. 아시아나항공은 IT품목을 중심으로 화물수요 호조세가 2분기에도 이어져 전년동기대비 매출이 23.8%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신선식품(체리) 등 고단가 수송이 늘어나며 연말까지 화물 실적이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하계 성수기에 따라 3분기 한국발 여객 수요 강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수요 감소에 따른 대체 수요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화물 부문은 지속적인 글로벌 경기 회복세 및 한국의 수출 경기 회복으로 긍적적 효과가 예상되며 탄력적인 공급 운영 등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노선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대내외적 리스크를 면밀히 분석해 대응하고, 최첨단 항공기인 A350을 중장거리 노선에 투입해 기재 및 노선경쟁력을 강화하여 지속적인 매출 성장을 이끌어 내겠다”며 “화물부문에서는 수요에 따른 탄력적인 노선 운용을 더욱 강화하고, 프리미엄화물 운송과 수익노선의 공급력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앞서 실적을 발표한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089590)은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잠정 영업이익이 1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48% 늘었다. 매출은 2280억원으로 40.7%, 당기순이익은 152억원으로 229.6%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