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2차 파업 규모 축소..감편 계획 없어

by신정은 기자
2017.03.22 18:40:47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임금협상 난항을 겪고 있는 대한항공(003490) 조종사 노동조합이 2차 파업 일정을 축소했다. 파업 규모가 줄어들며 지난 1차 파업 때와 같은 항공편 결항은 없을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오는 24일 0시부터 26일 자정까지 사흘간 파업을 예고했다. 당초 30일까지 7일간 계획했던 파업 일정을 줄인 것이다. 파업 참여 인원도 약 230명에서 65명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이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2005년과 같은 항공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 당시 파업을 계기로 항공사업장은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돼 파업해도 국제선 80%, 제주노선 70%, 국내선 50% 이상은 정상 운행해야 한다.

대한항공 역시 노조가 파업에 돌입해도 항공편을 줄이지 않을 계획이다. 지난해 12월말 진행됐던 1차 파업 때는 일본·중국·중동 일부 노선의 항공편을 감편한 바 있다.



대한항공 노사는 2015년 임금협상이 지난해말 결렬된 이후 1년 넘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조종사 노조는 37% 임금인상을 제시했다 29%로 조정했으며 사측은 총액대비 1.9%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다.

대한항공 노조는 이날 ‘2차 파업에 들어가는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의 절박한 입장’을 통해 파업 의지를 재차 밝혔다. 노조는 “회사는 새해 들어 경영진의 교체와 조합과의 소통을 선언하며 약간의 희망을 제시했지만 희망고문은 여기까지였다”며 “2015년 임금교섭을 새로이 구성된 회사 측과 타결 짓기 위해 21차에 이르도록 만남을 가졌으나 이미 제시된 임금인상률에서 조금도 변화가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신임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회사 측의 교섭단에게 떠나는 조종사의 마음을 잡을 수 있도록 조치를 요구했으나 돌아온 대답은 장기적으로 적극적인 검토와 고려를 해 보겠다는 판에 박힌 대답뿐이었다”며 사측의 변화를 요구했다. 이어 “조합은 단 한 번도 단체행동이라는 이유로 교섭의 창구를 닫은 적이 없다”며 “조종사의 정당한 처우 개선을 통한 회사의 발전과 비행안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항공 측은 “2015년 1.9%, 2016년 3.0% 등 총 4.9%의 인상안을 제시하고, 이와 별도로 실질적인 처우개선을 협의하자고 제안했으나 조종사노조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회사는 노조와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접점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지난해 12월 22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청사 대한항공 카운터에 파업관련 일부항공편 결항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다.